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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픽사베이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의 잘못된 대응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초래했다며 WHO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지시했다. 물론 ‘WHO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세계 보건문제를 이끄는 유엔 산하 국제기구에 대한 자금줄을 끊는 극약처방을 통해 전면전을 선언한 셈이어서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WHO가 기본적인 의무를 이행하는 데 실패했으며 이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WHO는 중국발 입국금지 반대라는 위험하고도 대가가 큰 결정을 내렸으며, (미국의) 여행 제한에 대한 WHO의 공격은 생명을 구하는 문제보다 ‘정치적 올바름’을 더 우위에 둔 처사였다”며 “진실은 WHO가 적기에 그리고 투명한 방식으로 정보를 적절하게 확보하고 조사하고 공유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WHO가 현장에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의료 전문가들의 중국내 파견을 위해 제대로 일을 했다면, 그리고 중국의 투명성 부족을 비판하는데 있어 제대로 일을 했다면, 사망자를 매우 적은 규모로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WHO가 코로나19에 대한 중국의 허위 정보를 촉진함으로써 보다 광범위한 확산을 초래했고 전세계적인 경제적 피해를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국은 매년 4억∼5억 달러의 자금을 WHO에 댔는데, 중국은 대략 4000만 달러만 기여한다”며 “하지만 WHO는 아주 중국 중심적인 것 같다.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위해 돈을 내고 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며 자금 지원 보류 카드를 꺼내들며 압박에 나섰다.

그는 “WHO에 할당됐던 자금을 다른 국제 보건 기구에 재분배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의미 있는 개혁을 위해 WHO에 계속 관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다음날인 8일 “바이러스를 정치 쟁점화하지 말라”고 정면 반박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재반박에 나서는 등 양측이 정면충돌 양상을 빚어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전 세계가 코로나 19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국제기구의 지원금을 끊는 방식으로 위협을 가한 셈이므로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certa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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