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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여름철 과일인 포도는 반려견에게 절대로 줘서는 안된다. 포도는 급성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그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약간의 포도알만 섭취해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혹시나 포도를 먹었다면 바로 동물병원에 가서 구토를 시켜 몸에 흡수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이외에도 급성신부전을 일으키는 다양한 약물과 화학물질, 독소가 있다. 백합류 꽃들은 고양이에게 신독성을 일으킨다. 한겨울 자동차의 라디에이터를 얼지 않게 하는 부동액도 자주 언급되는 독소 물질이다. 그밖에도 비스테로이드성 염증약이나 고혈압약 등도 급성신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급성 신부전은 신장을 구성하는 단위인 네프론이 허혈(혈류공급을 못받음)되거나 독소로 인해 파괴돼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쇼크, 혈전, 패혈증과 같은 질환이 악화하면서 급성신부전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단 급성신부전이 의심된다면 신전성인지 신성인지, 신후성인지를 감별해야 한다. 신전성은 신장 혈류 공급의 문제다. 심한 구토와 설사로 탈수가 돼 혈액량이 부족해지면 신장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므로 신장 네프론을 구성하는 사구체, 세뇨관 등의 세포들이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망가진다. 참고로 신장은 심장에서 박출되는 혈액의 20~25%를 공급받고 있다. 혈액량이 줄면 신장에 큰 타격이 된다.

신성은 독소와 염증, 활발한 면역으로 인해 사구체가 파괴되는 것으로서 사구체신염, 면역매개성 신질환, 독소 등이 원인이다. 이로 인해 신장의 여과와 분비 능력이 줄어들고 노폐물이 체내에 쌓이는 요독증이 발생한다. 신후성은 요로계의 폐색으로서 요관결석, 요도결석 또는 복강내 종양 등으로 인해 요로계의 요 흐름을 막아 발생한다. 결석을 제거하면 신장 기능이 원래대로 돌아올 수도 있다.

주된 증상은 소변을 누지 못하고 식욕부진, 구토나 욕지기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 증상이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진단검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혈중요소질소 (BUN,Blood Urea Nitrogen) 수치가 상승하며 전해질 불균형이 나타나고 산염기평형이 무너지는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 더 진행되면 빈혈, 호르몬 불균형, 전신 고혈압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고칼륨혈증, 패혈증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서울금천24시 우리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

급성신부전은 3단계의 과정으로 나눈다. 초기, 유지기, 회복기이다. 초기는 질병의 시작단계로 요와 크레아티닌과 요소의 배설이 감소되며 요독증이 시작되는 단계이다. 유지기는 오줌을 아예 누지 못하거나 거의 누지 못하는 단계로서 요농축능력도 저하되어 있다. 이 단계에는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환자가 사망할 수 있다. 회복기는 오줌을 많이 누는 단계로서 원래 기능을 회복하는 단계이다. 그러나 요독증이 계속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급성신부전과 만성신부전을 구분하여 치료해야 하지만 실제적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만성신부전의 경우 체중이 감소되고 몸상태가 말랐으며 지속적인 요독증과 빈혈 등을 볼 수 있다.

치료의 핵심은 타이밍이다. 공격적인 수액치료를 통해 탈수를 보충하고 신장 혈관이 허혈성 손상을 더 이상 입지 않도록 하면서 빨리 급성신부전의 원인을 찾아 치료한다. 만약 이러한 치료에도 요독증이 개선이 안된다면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심장병이나 췌장염 등과 같은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항상 급성 신부전이 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특히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에는 탈수되기 쉬우니 급성신부전에 더욱 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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