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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롱댕 보르도 공격수 황의조가 17일(한국시간) 아키텐주 보르도에 있는 마트뮈 아트란티크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프랑스 리그1 15라운드 생테티엔과 홈경기에서 전반 동점골을 넣은 뒤 주먹을 불끈쥐고 있다. 보르도 |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손흥민(토트넘)이 리버풀 골문을 저격한 날, 1992년생 동갑내기이자 국가대표팀 ‘공격 듀오’ 황의조(보르도)도 마침내 시즌 마수걸이 포를 해냈다.

황의조는 17일(한국시간) 아키텐주 보르도에 있는 마트뮈 아트란티크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프랑스 리그1 15라운드 생테티엔과 홈경기에서 팀이 0-1로 뒤진 전반 24분 동점골을 넣었다. 이날 윙어로 출격한 그는 수비수 폴 베스가 후방에서 길게 찔러준 공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절묘하게 오른발 툭 제어한 뒤 질주했다. 순식간에 상대 풀백 마티유 드뷔시의 마크를 따돌린 그는 상대 골키퍼의 움직임을 보고 골문 왼쪽 구석으로 정확하게 찔러넣었다.

황의조가 보르도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에서 골 맛을 본 건 지난 2월23일 2019~2020시즌 리그1 26라운드 파리 생제르맹(PSG)전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득점 부담을 한결 덜어낸 그는 더욱더 가벼운 마음으로 골 사냥에 나서게 됐다. 그는 이전까지 12경기(선발 8회)를 뛰었지만 득점 없이 도움1개에 그쳤다. 중앙 공격수를 주포지션으로 하는 그는 올 시즌 부임한 장 루이 가세 감독 체제에서는 왼쪽 윙어로 뛰고 있다. 지난 시즌 보르도에 입성해 24경기 6골을 기록하며 연착륙, 올 시즌 더 기대를 모았으나 측면으로 이동하며 득점 기회가 줄었다. 지난달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벤투호’ A매치 평가전에서는 중앙 공격수로 뛰며 멕시코, 카타르를 상대로 모두 골 맛을 본 적이 있다. 윙어는 그에게 맞지 않는 옷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스스로 극복하는 길밖에 없었다. 과거 K리그 시절 윙어 경험이 있는 황의조는 마침내 생테티엔전에서 침묵을 깼다. 탁월한 골 결정력에 앞서 또다른 장점인 우아한 퍼스트 터치로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같은 시간 킥오프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리버풀전에서 나온 손흥민의 득점 장면과 유사했다. 손흥민은 팀이 0-1로 뒤진 전반 33분 역습 기회에서 지오바니 로 셀소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아 황의조처럼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역시 오른발로 상대 왼쪽 골문을 갈랐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 시절 이후 A대표팀에서도 공격진의 찰떡궁합으로 불리는 둘은 텔레파시가 통한 듯 모처럼 리그에서 동반 득점을 기록하며 웃었다.

황의조는 득점 외에도 후반 16분 드 프레빌과 교체돼 물러날 때까지 안정적인 연계 플레이로 공격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팀은 후반 30분 이반 네유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1-2로 졌다.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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