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이 상황 자체가 불편하다. 일은 진행도 되기 전인데 밖에서 ‘난리’다. 프리에이전트(FA) 최원태(27) 보상선수 때문이다. 어쨌든 삼성이 감당해야 할 ‘대가’다.

삼성은 지난 6일 최원태와 계약 소식을 알렸다. 4년 총액 70억원이다. 거액을 지출했다. 보장액은 58억원이다. 옵션 내용은 당연히 공개하지 않았다. 과거부터 살짝 빡빡하게 책정한 팀이기는 했다.

문제는 이후다. 오승환 ‘폭풍’이 한 차례 다녀갔다. 금방이라도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질 것처럼 보일 정도다. 그러자 삼성이 “오승환은 보호선수 20인에 들어간다”고 알렸다. 오죽 답답했으면 공개적으로 밝혔을까 싶다.

끝이 아니다. 한쪽이 정리되니 또 다른 쪽이 문제다. 베테랑 선수부터 젊은 선수까지 거의 전방위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 정도로 실명이 ‘난무한’ 적이 있나 싶다. 스토브리그 재미이기도 하지만, 뭔가 과하게 불이 붙은 감은 있다.

여전히 삼성은 곤혹스럽다. 최원태 영입 공시가 8일 됐다. 11일까지 보호선수 명단을 LG에 넘겨야 한다. 그러면 다시 사흘 안에 LG가 지명하면 된다. 아직 명단조차 넘어가지 않았다.

결국 삼성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불편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삼성이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LG를 고민하게 만드는 보호선수 명단을 꾸리는 일이다. 그리고 최원태가 잘해주기를 기대하는 일이다.

이종열 단장은 “우리는 선발이 6이닝 이상 던져줘야 승부가 된다”고 했다. 최원태 외에 아리엘 후라도를 데려온 이유이기도 하다.

최원태는 일단 4선발로 보고 있다. 데니 레예스-아리엘 후라도 원투펀치가 있고, 원태인-최원태 토종 원투펀치가 또 돌아가게 된다. 최원태가 자기 역할을 해준다면 리그 최고를 논하는 선발진을 꾸릴 수 있다.

70억원을 투자했으니 기대는 당연하다. 2023년 146.2이닝을 먹으며 규정이닝을 소화했다. 2021년에도 143.1이닝으로 규정이닝에 거의 근접했다. 이 이상 해주기를 바란다. 최원태도 “매년 150이닝 이상 던지고 싶다”고 했다.

결국 방점은 최원태에게 찍힐 수밖에 없다. 보상선수는 누가 나가도 아쉽다. 그 아쉬움을 최원태가 덮어줘야 한다. ‘잘 데려왔다’는 말이 안팎에서 나와야 한다. 반대로 된다면 ‘보상선수 다시 데려와라’는 공허한 외침만 남게 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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