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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이용수기자] 하나의 콘텐츠만으로 즐거움을 채우고 구독자의 시선을 끌기에는 경쟁자가 많아졌다. 이제는 다양한 콘텐츠와 확장성을 가진 크리에이터들이 주목받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피아노 유튜버’ 김광연(21)은 본진 외에도 외연을 넓히는 모습으로 많은 수의 구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김광연은 자신의 주 종목인 피아노에 춤을 가미한 영상으로 온라인 영상 콘텐츠 시장에 신선한 재미를 안기고 있다.
김광연은 본격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시대가 오기 전인 지난 2013년 한 차례 온라인상에서 주목받은 적이 있다. 중학교 시절 동급생 친구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OST를 피아노로 연주하는 모습이 2021년 7월 현재 840만 뷰를 기록 중이다. 어릴 적부터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활용한 그가 이제는 트렌드를 읽으며 영상 크리에이터로서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 2013년 영상으로 주목받았던 소년이 이제는 유튜버의 길을 걷고 있다.
당시에는 이렇게까지 영상이 주목받을지는 몰랐다. 한 학교 축제에서 벌인 고등학생들의 피아노 배틀 영상을 보고 ‘나도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라고 생각했다. 마침 당시 10년 가까이 피아노를 배웠기에 어렵진 않았다. 영상을 찍기 위해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친 친구를 한 명 섭외해 방학 동안 연습해서 영상을 찍었다. 당시 다니던 모교의 음악실을 점심시간 동안 잠깐 빌려 영상을 찍은 건데 이렇게까지 큰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 당시 내 SNS에 올린 영상을 친구들이 퍼간 덕분에 점차 전파돼 엄청나게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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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부터 끼가 남달랐나 보다. 그럼 2013년부터 영상 크리에이터의 길을 정하고 걸은 건가.
영상이 대박 날 거라는 생각은 ‘1’도 하지 못했다. 단지 영상을 찍어두면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촬영한 거다. 당시 생각지도 못했던 큰 관심을 받은 것이기에 그 자체로 신기했다. 갑작스럽게 생긴 팬도 어떻게 관리할지 몰랐고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더이상 공개적인 영상 활동을 하진 않았다. 본격적으로 크리에이터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건 성인이 된 2018년이다. 어릴 때부터 올리던 영상으로 업을 삼으면 내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다.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면 돈을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하고 싶다. 무엇보다 내가 올린 영상을 많은 사람이 좋아해 주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고 있다.
- 그래도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2018년 전까지는 가끔 취미로 영상을 찍어 내 채널에 올렸을 뿐 적극적으로 활동하진 않았다. 그러다 2018년 가수 숀의 ‘웨이 백 홈’(Way Back Home)을 연주해 다시 한 번 주목받은 게 컸다. 당시 ‘Way Back Home’ 영상으로 내 채널이 크게 성장했다. 이때 내가 열심히 하는 만큼 얻는 게 있을 것 같았다. 그 뒤로 길거리 피아노로 연주한 창모의 ‘메테오’(METEOR), 브레이브걸스의 ‘롤린’(Rollin)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지금까지 오게됐다. 나는 공식적으로 피아노 유튜버로 볼 수 있지만 앞으로는 댄스와 이외의 영역도 접목하는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
- 다시 ‘말할 수 없는 비밀’ 영상에 관한 질문으로 돌아가면 당시 함께 찍은 영상 속 친구는 어떻게 지내나.
그 친구는 나처럼 크리에이터가 되진 않았고 그냥 일반 학생으로 지내고 있다. 현재는 입대해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그 친구와 종종 연락하고 있는데 영상 올린지 10주년이 되는 2023년에는 그때 찍은 장소에서 같은 구도로 다시 한 번 찍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다만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고 코로나19라는 변수도 있기 때문에 같은 장소에서 촬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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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년 전 영상부터 지금까지 모두 그렇지만 피아노 실력이 수준급이다.
과찬이다. 단지 웬만한 곡 정도만 연주할 수 있을 정도다. 피아노 전공도 아니다. 피아노를 취미로 배우시는 어머니를 따라 구경 갔다가 재미있어 보여서 배우기 시작한 게 일곱 살 때였다. 그렇게 중학교 3학년 때까지 피아노를 배웠다. 어릴 때 피아니스트를 꿈 꾸긴 했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서 포기했다. 그러나 이후로도 피아노를 즐기면서 치고 있다.
- 수준급 피아노 실력 뿐만 아니라 춤도 가미한 영상이기에 최근에 더 주목받고 있는 것 같다.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명 ‘관짝춤’도 연출했다. 춤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피아노와 결합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올렸더니 반응이 좋았다. 더구나 무표정으로 피아노 연주하면서 춤추다보니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더 재미있어 한다. 특히 올해 ‘롤린’ 커버는 시청자와의 공약으로 탄생한 것이라 대박이 난 것 같다. 앞으로 다른 것에도 얼마든지 도전할 의향이 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내 콘텐츠를 끝없이 확장할 생각이다.
- 그래도 피아노로 출발한 크리에이터가 다른 영역을 넓혀나가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인 것 같다.물론 피아노처럼 내가 예전부터 한 게 아니고 갑작스럽게 시작한 것이라서 실력도 많이 부족하다. 영상에 담으려면 연습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도 하고 나면 나름의 보람도 느낀다. 춤을 나만의 스타일로 바꿔 추기도 하는데 그걸 사람들이 좋아해 주시니 재미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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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진 않나.
코로나19 여파로 야외 공연하기가 쉽진 않다. 나는 길거리 공연을 좋아한다. 길거리에서 공연하면 현장에서 구경하는 분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반응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때론 구경하는 분들의 요청 곡을 받아 연주할 때도 있다. 현재 야외 공연에 대한 제약이 있지만 그만큼 혼자 연습할 시간이 많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까지 연습을 많이 해서 사람들이 모여 내 공연을 볼 수 있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또 코로나19 이전에는 길거리 팬미팅과 길거리 공연도 했는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예전처럼 해보고 싶다.
-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영상 크리에이터로 성장 중이다. 앞으로 구독자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가.처음에는 피아노 연주로 다양한 분야의 것을 올렸지만 앞으로는 지금처럼 활동하면서 춤도 다양하게 올리고 싶다. 또 춤 외에도 새로운 콘텐츠 만드는 것에 대한 도전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리코더와 기타 등 다른 악기 연주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콘텐츠로 더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연주로 사람들에게 힐링을 전하기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도 초심 잃지 않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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