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 제안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YONHAP NO-3766>
삼성전자가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창립 53주년 기념식을 치렀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광주 광산구 평동산업단지에 있는 협력회사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면서 파이팅 구호를 제안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삼성전자가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창립 53주년 기념식을 치렀다. 지난달 27일 이재용 회장이 취임한 뒤 첫 창립기념일이지만,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을 고려해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 등 경영진과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3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은 이태원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해 엄중한 분위기에서 간소하게 치러졌다. 당초 계획했던 사내 동호회 공연 등 내부 축하 공연도 전면 취소했다.

한 부회장은 창립기념사를 통해 “어려울 때일수록 진짜 실력이 발휘된다”며 “삼성전자의 저력과 도전 의지를 바탕으로 또 한 번 새롭게 변신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가자”고 강조했다. 특히 한 부회장은 △한계 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한 신성장 △고객 중심의 핵심 경쟁력 재정의 △지속가능경영의 적극적인 실천 △소통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을 당부했다.

또한 한 부회장은 “새로운 기회 영역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메타버스 등에서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신사업 기회를 창출해 성장 모멘텀을 확대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친환경 기술 혁신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자”며 “선구적인 준법정신과 문화가 삼성전자의 기본 가치로 자리 잡도록 적극 동참해 달라”고 독려했다.

기념식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이 회장은 예년처럼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이 회장은 기념식 클로징 영상에서 자막을 통해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듭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는 이 회장이 회장 승진 후 취임사를 대신해 사내게시판에 올린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글의 한 단락이다. 이 글에서 이 회장은 “돌이켜보면 위기가 아닌 적도 없다.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임직원들에게 이같은 메시지를 강조한 바 있다.

재계 안팎에선 이 회장이 취임 후 맞는 첫 창립기념식에서 ‘뉴 삼성’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국가 애도 기간인 점 등을 고려해 ‘뉴 삼성’을 향한 구체적인 메시지 발표는 일단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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