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은별기자]3주만에 방송을 재개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 자막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진행자 오은영 박사의 사과멘트는 없었다.

지난 9일 방송된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는 방송에 앞서 제작진의 사과문이 공개됐다. 제작진은 사과문에서 “지난 달 19일 방송된 ‘고스톱 부부’ 편에서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송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해당 가정의 생활 모습을 면밀히 관찰한 후 전문가 분석을 통해 회복 솔루션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당시 상황에서 우려될 만한 모든 지점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모든 시청자가 수긍하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진행자 오은영 박사를 비롯한 출연진들은 논란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방송에 임했다.

앞서 지난 달 19일 방송된 ‘고스톱 부부’ 편에서는 재혼 가정의 사연을 다루며 의붓딸에게 지나친 신체접촉을 하는 남편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방송에서 남편은 7세 의붓딸에게 ‘가짜 주사놀이’라며 손으로 엉덩이를 찌르거나 상반신을 간지럽히는 신체접촉을 했다.

해당 내용이 방송된 이후 시청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방송이후 사흘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3689건 접수됐다. 문제의 방송은 VOD 다시보기에서 삭제됐다.

프로그램 폐지 등 여론이 악화하자 제작진은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라며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사과에도 오은영 박사 책임론이 대두되자 오박사는 논란 나흘만에 “해당 방송분에 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다”며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친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는 입장을 냈다.

한편 이날 방송은 논란 전 마지막 방송인 20회의 4.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보다 하락한 3.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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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 방송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