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공동 대표이사. 제공 | SM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 | 김민지기자] SM엔터테인먼트 이성수(44) 공동 대표이사가 이모부이기도 한 이수만(71) 전 총괄 프로듀서에 대해 충격적인 폭로를 내놓아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형 아이돌과 K팝의 산실로 통하는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일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 14.8%를 인수하며 하루 아침에 최대 주주가 된 상황이다.

격동의 ‘SM호’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하이브는 16일 오전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올릴 신규 이사 후보 7인과 감사 1인을 발표했다. 같은 날 다음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 공동 대표이사가 이 전 총괄을 직격하고 나선 것.

이 대표는 16일 자신의 개인 채널을 통해 성명을 발표하며 “SM이 어떻게 지금, 이 상황에 이르게 됐는지 소상히 설명해 드리고자 한다. 어느 순간부터 이수만은 갑자기 나무심기를 강조하고, 이를 연계한 K팝 페스티벌을 각국에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나무 심기 프로젝트는 지속가능성이라는 ESG를 표방한 메시지와 새로운 시장 개척 및 문화교류를 말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권 관련한 욕망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성수 대표는 “더욱 심각한 것은 이수만이 주장하는 K팝 페스티벌 및 뮤직시티 건설이 카지노와 연결되어 있다는 거다. 전 세계 10대와 20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K팝 창시자가 카지노를 주장하다니. 심지어 이수만은 많은 관광객이 카지노와 페스티벌을 더욱 즐길 수 있도록 ‘대마 합법’까지 운운한 것을 여러 사람이 듣고 목격하고 말렸다”고 밝혔다.

[포토] 에스파, \'서가대\'를 빛내는 춤사위!
걸그룹 에스파가 지난 2021년1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30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무대에 올라 공연하고있다. 스포츠서울DB

이 대표는 그룹 에스파의 컴백 일정이 밀린 것 역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나무 심기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에스파의 컴백이 밀린) 진짜 이유는 나무 심기, 다시 말해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과 연결된 이상한 욕심, 고집,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프로듀싱에 있었다”면서 “이수만은 A&R팀, 그리고 유영진 이사에게 앞으로 SM에서 나올 모든 주요한, 중요한 곡들에는 가사에 ‘나무 심기,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ESG’를 투영하도록 지시했다”라고 폭로했다.

이 전 총괄의 퇴진을 골자로 했던 ‘SM 2.0’에 대해서도 부연했다. 그는 “이 전 총괄의 프로듀싱 계약 종료는 SM 정상화의 첫걸음이었다. 하지만 이수만은 ‘향후 프로듀싱 계획에 대해 어떠한 내용도 발표하지 말 것’이라고 지시했고, 사익추구의 뜻을 더욱 공공연히 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해외제작 앨범과 아티스트 활동은 모두 이수만 소유의 해외법인, 즉 CTP와 직접 계약하고, 이수만 없는 회사는 매출액이 나오지 않도록 1분기 매출액을 낮추도록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CTP는 이 전 총괄의 100% 개인회사로 해외판 라이크기획”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SM엔터테인먼트는 이 전 총괄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라이선스 계약을 지난해 12월 31일부로 종료했다. 이 전 총괄이 지금까지 라이크기획을 통해 가져간 정산금은 약 1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주주들은 지속적으로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종료를 요청했다. 결국 라이크기획의 계약은 깨졌지만, 비슷한 형태의 해외법인으로 CTP의 존재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폭로한 것.

CTP는 이 전 총괄이 2019년 자본금 100만달러로 홍콩에 설립한 100% 개인회사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CTP에 대해 “기존의 프로듀싱과 하는 일은 똑같은데, 계약 구조만 해외 레이블사와 해외판 라이크기획인 CTP를 거치게 하면서 기형적으로 구조를 바꿨다. 이를 통해 이수만은 SM과 (해외) 레이블사 간의 정산 전에 6%를 선취하고 있다”면서 “CTP는 이수만이 한국 국세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회사로, 전형적인 역외탈세에 대한 의문이 든다”라고도 폭로했다.

방시혁 이수만
하이브 방시혁 의장(왼쪽)과 이수만 SM 전 총괄프로듀서. 제공 |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이 전 총괄의 지분을 인수하며 새로운 최대주주에 등극한 하이브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하이브와 이수만의 주식매매계약에 따르면, 이수만(전 총괄)의 국내 프로듀싱은 3년 간 제한되어 있지만, 해외 프로듀싱은 전혀 제한이 없다”면서 “하이브는 이수만의 해외 개인회사인 CTP의 위법요소를 알고도 동조하거나 묵인한 것일까, 아니면 모르고 계약한 것일까. 만약 모르고 계약했다고 한다면 1조원 이상의 메가딜을 진행하면서 실사조차 진행하지 않아서 이런 중요한 사항을 놓치게 된 점을 본인들의 주주들에게, 임직원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이에 하이브 측은 이날 오후 공식입장문을 통해 이성수 대표의 발언들을 반박했다.

우선, 해외판 라이크기획 CTP와 관련해 전달받은 바가 없다며 “당사가 인지하지 못하는 거래관계가 있을 경우를 대비하여 미처 인지하지 못한 거래관계가 발견되는 경우, 이 전 총괄이 이를 모두 해소하도록 계약을 체결했다. 만약 이 전 총괄이 CTP를 소유하고 있고 이 CTP와 SM 간에 계약이 체결되어 있다는 것이 확인될 경우, 주식매매계약의 조항에 따라 CTP와 SM 간의 계약을 종결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종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SM에서 추진하는 ESG 관련 캠페인 역시 몰랐다며 “우선 당사는 이 전 총괄과 관련된 어떤 형태의 활동이나 캠페인이 SM과 직접 연계되어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에 대해 관여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밝힌다”라며 “해당 캠페인이 추진하고자 하는 ESG 활동의 범위 등이 사전에 구체적으로 상호 협의되어야하므로 세부 내용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mj98_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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