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테인먼트 로고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택하며 ‘SM 인수전’을 놓고 하이브와 전면전을 치르게 됐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7부터 26일까지 SM 주식을 주당 15만원에 총 833만3641주를 공개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SM 지분 인수에 제동이 걸렸던 카카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SM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선 것이다.

이는 SM 주식의 35%에 해당하며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절반씩 나눠 매수한다. 총 인수 금액은 약 1조 25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 카카오, 역전의 기회? 더 커진 ‘쩐의 전쟁’

이번 카카오의 공개매수 결정은 하이브가 공개 매수에 실패한 직후 나온 결정이란 점에서도 눈길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SM 지분이 0.98%(23만3817주)에 불과했다. 이번 공개매수로 하이브가 보유한 SM 지분은 15.78%로, 여기에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3.65%를 합치면 하이브의 SM 지분율은 19.43%다. 업계에선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를 위해 3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어 공개매수를 통해 SM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던 하이브의 시도는 실패한 셈이다.

만약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SM 지분 19.43%를 확보한 하이브를 제치고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앞서 지난 3일 법원이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제기한 SM엔터 신주 및 전환사채(CB) 발행금지 가처분을 인용함에 따라 카카오의 SM 지분 9.05% 확보 계획 무산된 바 있다.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데다 1조가 넘는 막대한 자본이 부담으로 작용함에도 카카오가 공개 매수 카드를 꺼내든 이유에 대해 업계에선 SM 인수를 통한 지식재산권(IP) 확보로 보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IP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이브 카카오
하이브(위)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I.

◇ 하이브 다음 행보에 쏠리는 시선

그러나 하이브도 SM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 온 만큼 이에 하이브가 어떤 대응에 나설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이브 입장에선 재차 공개매수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가 제시한 주당 15만원은 하이브에게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하이브의 최대 자금 동원 능력을 1조원 후반대로 판단하며 공개매수를 재차 시도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실제로 하이브는 최근 카카오에 맞먹는 실탄 확보를 위해 하이브도 국내외 엔터테인먼트 회사 및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최대 1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물밑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유치가 마무리되면 하이브는 지난달 선제적으로 오일머니 약 1조 2000억원을 유치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응할 실탄을 갖추게 된다.

우군을 끌어들일 가능성도 있어 기관 투자자, 컴투스, 기타법인 등 주요 주주들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기타법인의 정체도 SM 경영권 향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6일과 28일 이틀 동안에만 기타법인은 7%가 넘는 SM 지분을 사들였는데 업계에선 이 기타법인이 카카오텐터테인먼트의 우군으로 추측하고 있다.

결국 카카오가 하이브와 맞대결을 선택하면서 이달 3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 표 대결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 모두 소액 주주 의결권 위임받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