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어느 때보다 ‘부활포’가 간절한 황의조(32·FC서울)에게 든든한 ‘원군’이 뜬다. 국내 최대 팬덤으로 불리는 ‘히어로 부대’, 가수 임영웅과 팬클럽 영웅시대가 상암벌 출격을 대기하면서다.
K리그1 6라운드를 앞두고 최대 이슈는 국민 가수로 인기를 끄는 임영웅의 서울월드컵경기장 방문이다. 그는 오는 8일 오후 4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하나원큐 K리그1 6라운드’ FC서울과 대구FC전을 찾아 시축과 더불어 서울 팬과 호흡하며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임영웅은 연예계 뿐 아니라 프로스포츠 업계에서도 각종 행사에 섭외하고 싶은 ‘셀럽 1순위’다. 오래전부터 여러 프로구단이 시구, 시축 등을 곁들여 ‘임영웅 모시기’에 나섰다. 그런 가운데 그가 서울 홈경기에 출격하게 된 건 황의조, 기성용 등 팀 내 간판급 선수와 인연에서 비롯됐다.
초등학교 시절 축구 선수를 경험한 임영웅은 톱스타가 된 지금도 축구 동호회에 열성적으로 참할 정도로 종목에 진정성을 품고 있다. 지난해엔 프랑스로 날아가 평소 좋아한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 뿐 아니라 보르도에서 뛰던 황의조의 경기를 관전하며 응원했다.
서울 관계자는 “황의조와 임영웅이 프랑스에서 축구를 공통분모로 만나게 됐고 이후에도 가깝게 지내고 있다”며 두 사람의 우정을 언급했다. 황의조는 지난해 비시즌 기간에도 임영웅과 만난 사진을 개인 소셜 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바쁜 연예계 활동을 하며 축구에 관한 진정성을 보인 임영웅은 황의조를 통해 여러 축구인과 교류하며 좋은 영감을 주고받았다. 그해 연말엔 임영웅의 축구 동호회 행사에 기성용이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기성용은 임영웅에게 서울 홈경기 방문을 권했다. 그리고 실제 임영웅 측이 최근 구단에 전화를 걸어 방문 의사를 보이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때마침 임영웅의 상암행에 이바지한 황의조에게 ‘영웅의 기운’이 필요한 시기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득점왕(9골)에 빛나는 황의조는 이후 A대표팀 부동의 골잡이이자 프랑스 보르도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노팅엄 이적이 늦어지고, 임대를 떠난 올림피아코스(그리스)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올겨울 서울로 6개월 단기 임대이적하며 부활을 꿈꾸는 그는 시즌 5경기에 출전했지만 득점이 없다.
A대표팀에서도 후배 조규성(전북) 오현규(셀틱)의 성장하는 가운데 ‘자기 자신과 싸움’에 한창인 황의조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황의조가 득점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뛰도록 전술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럼에도 스스로 팀에 이바지하는 득점포를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 시기에 ‘특급 손님’ 임영웅의 현장 응원은 그에게 커다란 힘이 될 수 있다.
강력한 ‘티켓 파워’를 지닌 임영웅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서울-대구전 입장권은 지난 3일 오후 6시 예매 시작 이후 30분 만에 2만5000장이 팔렸다. 그리고 5일 오후 6기 기준으로 3만5000장을 돌파했다.
특히 임영웅과 영웅시대 팬클럽은 서울 구단을 배려하는 자세로도 주목받고 있다. 영웅시대의 상징색은 파란색으로 알려졌는데, 홈 팀 서울의 상대 팀인 대구의 상징색과 같다. 그러자 임영웅은 최근 팬카페에 ‘경기장 밖에서는 상관없겠지만 안에서만큼은 그들의 응원 문화를 위해 영웅시대 옷은 잠시 벗어두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알렸고, 팬도 화답했다.
또 입장권 구입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서울 관계자는 “수호신(서포터즈)이 자리한 응원석을 제외하고 임영웅이 잘보이는 W석(본부석) 위주로 구입했다. 경기장 내 응원 문화를 최대한 배려하는 자세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3만5000명 이상이 경기장을 찾으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프로스포츠 사상 최다 관중 기록을 쓸 전망이다. 역대 최다 관중은 지난 2월25일 올 시즌 K리그1 개막전 울산-전북이 열린 울산문수경기장에 모인 2만8039명이다. 또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역사상 최다 기록도 세울 가능성이 크다. 이 부문 1위는 2019년 6월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수원전으로 3만2057명이다.
황의조는 본지를 통해 “이번 시축 뿐 아니라 한국 축구를 응원해주는 임영웅에게 감사하다. 이를 계기로 K리그, FC서울에 대한 관심이 늘었으면 한다. 찾아주실 많은 팬에게 감사하고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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