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컵대회는 외국인 감독들의 새바람과 하위권 팀들의 반란 예고를 남겼다.

구미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는 여자부 GS칼텍스,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무엇보다 외국인 감독들이 새바람을 일으켰다. OK금융그룹에 새롭게 부임한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구단 최초 컵대회 우승을 견인했다. OK금융그룹은 지난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다. OK금융그룹은 변화를 택했는데, 공식 부임 후 두 달 만에 결과까지 냈다.

오기노 감독은 수직적 관계를 타파하고, 코칭스태프간 또 선수와 관계도 소통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더욱이 OK금융그룹은 외국인 선수 레오와 아시아쿼터 바야르사이한이 합류한다면 더욱더 전력이 탄탄해질 수 있다. 오기노 감독인 컵대회 우승에도 “V리그는 전혀 다르다. 여러 선수가 활약해줘야 한다. 팀을 1군과 2군으로 나누지 않고 팀도 개인도 실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새로운 배구로 또 다른 바람을 일으켰다. 정지석, 임동혁, 김규민, 김민재 등이 대표팀 차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가용 인원이 10명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둬 A조 1위로 4강에 성공했다.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변화무쌍한 배구를 펼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하위권 팀들의 반란도 예고됐다. 지난시즌 남자부 최하위 팀 삼성화재는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빠진 대회이긴 하나, 김정호~박성진~신장호로 이뤄진 삼각 편대는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4강에서는 대한항공을 꺾기도 했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도 “선수들이 자신감도 생기고 의지도 강해졌다. 큰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기대감을 표출했다.

여자부 역시 지난시즌 6위에 오른 IBK기업은행이 7년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서 GS칼텍스의 벽에 막혔으나, IBK기업은행의 핵심 자원인 김희진과 황민경이 빠진 상황에서도 힘을 냈다. 지난 2021년 부임한 김호철 감독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2000년생들의 새로운 등장도 반가운 요소다. OK금융그룹의 우승을 이끈 2001년생 신호진은 4강과 결승에서 연달아 자신의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삼성화재 2000년생 박성진 역시 대회에서 부쩍 성장해 시즌에서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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