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경무 전문기자] 연일 이어지는 강행군에 지칠 만도 하지만 8강전을 가볍게 통과한 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셔틀콕 천재’ 안세영(21·삼성생명)이 여자단식 4강에 올라 최소한 동메달을 확보했다. 4강전 상대는 중국의 허빙자오(26)다.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계속된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8강전.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6위인 태국의 옹밤룽판 부사나(27)한테 2-0(21-12, 21-13) 완승을 거뒀다. 금메달까지는 이제 두 경기만 남겨놓게 됐다.

왼손잡이로 중국의 2인자는 허빙자오(세계 5위)는 이날 8강전에서 15위인 인도의 푸살라 신두를 2-0(21-16, 21-12)으로 물리치고 역시 4강에 올랐다.

안세영과 허빙자오는 4강전은 6일 열린다.

안세영은 지난해까지는 허빙자오한테 4전 전패를 당했으나 올해는 그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4전 전승을 올린 바 있다. 상대전적은 5승4패다.

경기 뒤 믹스트 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안세영은 자신의 컨디션과 관련한 질문에 “8경기 잘 준비한 것 같다. 거의 80~90% 컨디션 올라왔지만, 살짝 걱정되는 게 무릎 부분이 안 좋은 것이다. 그 부분만 빼면 괜찮은 것 같다”고 답했다.

4강전 상대에 대해 그는 “누가 올라오든, 분석과 컨트롤을 잘하면 충분히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하고싶은 플레이, 재미있는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대회 32강전 뒤 안세영은, 탁구스타 신유빈(19·대한항공)이 여자단체전 금메달을 딴 자신한테 축하 메시지를 보내줬는데 답을 못줬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안세영은 “유빈이가 많이 축하를 받고 있기 때문에, 제것을 잘 볼 수 있을 때쯤 제가 할 예정이다”고 답해 주위의 웃음을 자아냈다.

잇단 강행군으로 졸리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안세영은 “많이 힘들긴 한데 내가 이러려고 새벽운동했나”라고 했다.

지인들로부터 어떤 응원 메시지가 오느냐고 하자 그는 “세계 1위 답게 잘하고 있다고 해서, 제가 세계 1위 될 실력 아닌데 하고 말하면 ‘진짜 재수없다’고 한다”고 했다.

한국 팬들의 응원과 관련해서 안세영은 “이렇게 많은 중국 관중들 속에서 태극기를 보면 많은 자부심을 느낀다. 너무 든든한 것 같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 저를 위해 많은 분들이 이렇게 응원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학균 감독 등 코칭스태프로부터 어떤 얘기를 듣는냐는 질문에 그는 “몸관리 잘하라든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옹밤룽판은 이날 믹스트 존을 지나면서 한국 기자들과 만났는데 안세영에 대해 한국 말로 “대박”이라면서 “세계 최고의 선수다. 나는 그를 계속 압도하려고 했지만 그가 그렇게 했다”고 영어로 말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중국과의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1단식에 나와 천위페이를 2-0으로 잡고 한국팀의 여자단체전 29년 만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그는 여자단식에서도 방수현 이후 29년 만의 한국 선수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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