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과도한 업무량으로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리는 증상을 두고 ‘번아웃 증후군’이라고 한다. 적잖은 시간을 높은 텐션을 유지하며 촬영하고 연습하며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연예인들에게서 자주 발병한다.

최근 유튜브를 비롯해 방송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세 명의 ‘핫스타’가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번아웃을 이겨내려고 노력 중이지만, 진심으로 지쳐 보이는 게 엿보여 걱정이 앞선다.

◇김대호 - “니가 뭔데 쉬라 마라야?”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마치 기인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김대호 아나운서는 올해 MBC ‘연예대상’의 신인상과 대상에 거론되고 있다. 기안84와 덱스와 더불어 올 한해 MBC 예능국의 스타로 엄청난 화제성과 시청률을 거머쥔 인물로 꼽힌다.

MBC ‘생방송 오늘 저녁’, ‘구해줘! 홈즈’, ‘도망쳐-악마와 손절하는 완벽한 타이밍’, ‘위대한 가이드’ 등에 나오고 있으며, 각종 웹 예능에서도 부름을 받고 있다. 너무 많은 방송에 나오고 있는 그는 친분이 깊은 후배 PD의 방송에 나와 번아웃을 호소했다.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오느른’에는 ‘어느 날, 직장상사가 우리 집으로 찾아왔다(feat. 차장 김대호)’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일주일에 52시간 이상 방송에 나온다”고 말한 김대호 아나운서는 “요즘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거다. 기분도 들락날락하고 그래서 번아웃 증후군 테스트를 해봤는데 번아웃이더라. 불면도 좀 생겼다”고 고백했다.

이어 “전에는 어떤 걸로도 짜증이 났는지 아냐. ‘좀 쉬세요’라고 하면 ‘네가 뭔데 나한테 쉬라 마라야. 내가 알아서 쉴 건데’ 이걸로도 화가 났다”며 “요즘엔 완전히 이상해진 게 들어오는 시간이 거의 11시, 12시 되니까 집에 오면 바로 쓰러져 잔다. 중간에 3~4시쯤 일어난다. 그럼 나도 불안한 마음에 스케줄을 본다. 그러면 그때부터 잠을 또 못 잔다. 그러다 회사에 가고 운동도 안 한다. 이게 반복되니까 불면이 오는 것”이라 토로했다.

나아가 “이런 상태를 내가 진단받았으니까 이제 나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를 치료해보려 한다. 지금 아픈 상태니까”라며 “수다 떠는 게 치료가 된다. 자가 치료 중”이라고 말했다.

◇덱스 - “다 펑크내버려?”

지난해 넷플릭스 ‘솔로지옥’을 시작으로 웨이브 ‘피의 게임’ 시즌1-2, 넷플릭스 ‘좀비버스’를 비롯해 최근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웃는 사장’, ‘나는 지금 화가 나 있어’, ‘먹술단’ 등 다양한 방송에서 활약 중인 덱스는 예능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UDT 출신으로 잘생긴 외모에 인간적인 면모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정의감과 강력한 힘도 있는 그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고 있다. 그 역시도 기안84, 김대호 아나운서와 더불어 MBC 연예대상에서 굵직한 상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런 가운데 덱스가 최근 번아웃을 호소했다. 덱스는 자신의 채널 ‘덱스 101’에서 “‘피의게임2’를 찍으러 갔을 때 ‘솔로지옥’이 힘을 받은 거다. 그래서 연락이 엄청나게 왔었다고 들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게 매니저가 나한테 메시지를 보냈는데 1번부터 20번까지 다 일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에 스스로 벼랑 끝에 몰려있단 느낌을 받았다. 내 상황이. 그래서 다 펑크낼까 이런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생각은 할 수 있지 않나. 그 정도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스케줄이 들어왔다”고 털어놨다.

덱스는 지난 18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르크크 이경규’에서 번아웃에 대해 언급했다. 덱스는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일하니 지쳤다. UDT보다 방송 일이 힘들다. 오히려 번아웃 고백하니까 속이 더 개운해지면서 또다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젝트가 있어서 가기 전에 기존 방송을 몰아서 찍느라고 죽을 맛이다. 요즘 하루에 4시간 정도 잔다. 오늘은 대부님께서 스케줄을 넉넉히 잡아주셔서 좀 더 자고 왔다”라고 밝혀 다소 걱정을 잦아들게 했다.

◇침착맨 - “짜증내서 미안합니다”

하루 몇 시간씩 스트리밍 방송을 하는 침착맨(본명 이병건)은 웹예능의 황태자로 불린다. 친한 게스트를 모셔놓고 6시간 이상 방송하기도 하며, 때론 유명 기획사의 가수와 배우들이 홍보차 찾기도 한다.

이외에도 각종 웹예능과 TV 방송에서 엄청난 러브콜을 받는다. 절제된 텐션을 바탕으로 늘 상황에 몰입할 뿐 아니라 적재적소에 맞게 기막힌 애드리브를 치는 점에서 1030의 사랑을 받는다. 아울러 대중 감수성이 워낙 좋아 예민한 발언을 하는 중에도 절대로 선을 넘지 않는 태도는 그가 왜 1등 스트리머인지를 알게 한다.

그런 침착맨은 오래전부터 번아웃을 호소해 왔다. 친한 동료 주호민 작가가 여러 사건에 휘말리면서 추석 이후 방송을 쉬기로 했다. 약 3개월 정도 쉬기로 했지만, 그 기간이 길어질지 줄어들지는 아직 모른다. 그런 가운데 침착맨이 팬들과 소통 도중 다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침착맨은 “육체적으로 지치는 것은 아닌데 정신적으로 오락가락하는 느낌이 많이 든다. 요즘 감정적으로 좀 혼란스럽다. 고장이 난 것 같다. 감정의 영점이 잡히지 않는 게 번아웃의 증상 중 하나라면 번아웃이 맞다고 할 수 있겠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또 팬들과 다툰 이후 “30분간 씩씩대다가 정신이 들어왔다. 공원 벤치에 앉아서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이를 악물었다. 너무 추했다. 모순된 행동이 거듭되고 그것이 쌓여서 저라는 사람이 하나의 모순덩어리가 된 기분”이라고 했다.

이어 “내 글로 상처를 드린 회원님들께 사과드린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불쌍한 사람으로 봐주시고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며 “정신과를 등록하고 쉬는 동안에는 최대한 외부에 노출하지 않겠다. 이런 주제에 말하긴 웃기지만 건강하시고 마음에 평안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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