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방위산업 관련 협상 막판 조율 중”
[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한 계기로 156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수주 계약 및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중동 특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현대차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자동차 조립 합작공장을 건설해 연간 5만대를 생산할 중동 지역 내 첫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선다.
현대차는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페어몬트호텔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CKD(반제품조립·Complete Knock Down)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진행된 계약 체결식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야시르 오스만 알루마이얀 PIF 총재, 야지드 알후미에드 PIF 부총재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와 PIF의 합작공장은 2024년 상반기 착공, 2026년 상반기 양산 개시를 목표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모두 생산하는 등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공장이 들어서는 KAEC는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지역에 들어선 계획도시로서, 사우디 제2의 도시이자 최대 무역항이 위치한 제다(Jeddah)로부터 약 100㎞ 거리에 있다. 최근 전기차 업계의 투자가 잇따르고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입주하는 등 중동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의 사우디아라비아 합작공장은 전기차 생산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끌고 지역 내 지속가능한 친환경 자동차 산업이 조성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전기차 기술에 대한 현대차와 PIF의 협력이 혁신과 환경친화적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내 원유 수급을 안정화를 위한 원유 비축 계약도 체결됐다. 한국석유공사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530만 배럴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수급 문제가 있을 때 아람코가 울산 비축기지에 저장한 원유를 한국이 우선 구매할 수 있어 국내 원유 수급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포스트 오일 시대에 한국은 사우디의 최적의 파트너”라며 “양국 관계가 전통적인 에너지와 건설 등 분야에서 자동차, 선박도 함께 만드는 첨단산업 파트너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광 및 문화교류 분야에서도 협력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또 디지털, 의료, 로봇 등과 관련한 MOU도 다수 체결됐다. 양국 협력 분야가 기존의 에너지·인프라에서 전기차, 조선, 수소, 디지털, 의료, 스마트팜, 콘텐츠 등으로 다변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문이 ‘중동붐 2.0’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와 대공 방어체계, 화력 무기 등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도 진행 중이다. 김태호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방위 산업은 사우디와 협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일회성 협력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방산 협력 프로그램 논의가 막바지 단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지난해 우리 방산 수출이 사상 최대규모인 173억 달러에 달했다”면서 “유럽·중동·동남아 등 세계 각지에서 우리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중동 순방을 촉매제로 방산 수출시장 외연을 확장해나가겠다”고 전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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