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사우디 땅에서 전기차 생산 염원 담긴 것”

[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의 숙소인 영빈관을 찾아온 뒤 자신의 차에 태우는 깜짝 행보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 마지막 날인 24일(현지 시각) 빈 살만 왕세자와 단독 환담을 했다. 오후 12시 10분부터 23분간 가진 환담은 예정되지 않았던 일정으로, 배석자 없이 통역만 참석했다.

이어 빈 살만 왕세자는 윤 대통령을 승용차 옆자리에 태우고 자신이 15분간 직접 운전해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포럼’(FII) 행사장으로 함께 이동했다. 그는 승용차로 이동 중 윤 대통령에게 “다음에 오면 사우디에서 생산한 현대 전기차를 함께 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농담이 아닌 절실한 바람이 담긴 것 같다”며 “계획했던 것보다 빨리 한국 기업과의 협력으로 사우디 땅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그날이 오기를 바란다는 염원이 담긴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빈 살만 왕세자의 환대는 윤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기간 중 약 156억 달러(20조9991조원) 규모의 수출과 수주에 대한 51건의 MOU와 계약이 체결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이번 한-사우디 투자포럼의 중점 협력 분야는 첨단 제조업, 신산업, 청정수소 개발로, 이는 탈(脫)탄소 기반의 ‘중동 2.0’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양국 기업 간 협력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현대차와 사우디 국부펀드가 약 4억 달러(약 5400억원) 규모를 합작 투자해 킹압둘라 경제 단지에 자동차 조립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기업의 중동 내 첫 전기차 생산기지로, 2026년부터 연간 5만 대의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 양산이 목표를 세웠다.

총사업비만 5000억 달러 규모인 네옴시티와 관련해서는 삼성물산이 나선다. 삼성물산은 사우디 투자부(MISA)와 모듈러 관련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네옴시티 내 첨단 산업단지인 ‘옥사곤’ 주택을 모듈러 공법으로 짓겠다는 목표다. DL이앤씨는 사우디 담수청과 담수화 플랜트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사우디 사브홀딩스와 자잘강 유역 공동 개발에 나선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사우디가 포스트오일 시대 디지털 과학기술 산업국가로 전환하는 데에 한국은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첨단 기술력과 성공적인 산업발전 경험을 보유한 한국과 풍부한 자본, 그리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우디가 만나면 양국 경제협력의 지평이 넓혀지는 것은 물론 양국 발전의 시너지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군 1호기 편으로 카타르에 도착, 첫 일정으로 ‘도하 국제원예박람회 한국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중동지역의 스마트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업체들을 격려하고 “스마트팜 수출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정부 간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스마트팜 수출 기업들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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