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배우 정경호가 업계 불황을 고백했다.

정경호는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 출연해 최근 논의 중이던 작품이 무산됐다고 고백했다. 이를 들은 신원호 PD는 “좋은 연출에, 좋은 작가에 좋은 배우가 붙었는데 엎어지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라고 말했고, 정경호는 “지금 엎어지는 게 6개, 7개”라며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드라마 산업은 공급과 수요 사이의 불균형 문제에 직면해 있다. 드라마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맞지 않는 현상은 근본적으로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으로 OTT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제작사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드라마 제작 기회가 늘었지만, 반면 방송사와 OTT 플랫폼은 예산 사용에 신중을 기하게 되면서 정체 현상이 발생했다.

현재 방송사들은 ‘코로나19’ 이후 시청자들의 시청 패턴 변화, OTT의 성장, 예산 축소 등의 여러 요인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들은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수적인 편성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 이후 촬영을 마친 드라마 약 70편이 편성 대기 중에 있다. 이 중에서도 대형 스타들이 주연으로 캐스팅된 작품들도 방송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채 편성 대기 줄에 서 있다.

50대 톱스타 배우 A 씨와 B 씨가 주연으로 나선 작품은 촬영을 마친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편성을 받지 못했다. 또 유명 걸그룹 출신 배우 C씨 작품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다수의 방송사는 수목드라마를 잠정 중단한 상태이며 드라마 월화드라마 편성을 축소하고 있다. 현재 월화드라마를 편성한 채널은 KBS, SBS, tvN이다.

이러한 편성 정책의 변화는 드라마 제작사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편성을 위한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제작사는 차기 작품에 대한 투자 및 제작을 위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자금 운용이 원활한 제작사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지만, 소규모 제작사에서 사전 제작한 드라마가 편성되지 않는 경우 큰 타격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는 통상적으로 1년 치 편성을 완료한다. 대기 중인 드라마가 빛을 보려면 최소 6개월 길게는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 확실하지 않은 상황 때문에 제작사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와 제작사는 시청자들의 변화하는 시청 패턴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새로운 편성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해야 하며, 혁신적인 방법으로 제작비를 절감하면서도 드라마의 질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 산업이 뚜렷한 불균형을 겪고 있다. 올해 또는 내년 방송을 요구하는 대형 스타가 주연인 드라마도 많지만 실제로는 비즈니스 관계에 따라 편성이 유동적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경쟁력이 떨어지는 드라마는 편성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걸쳐 이러한 변화를 재점검하는 시점이 필요하다. 특히, 작품 제작과 편성에 있어서 더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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