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전국 대부분 지역이 흐린 가운데 올해 첫 장마가 시작됐다. 특히 올여름은 지구온난화로 이상 기후 현상이 심화하면서 역대급 폭우와 긴 장마 기간이 예상된다. 이에 국내 유통업계도 여름철 특수효과인 장마 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여름 휴가철은 과거 비수기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장마와 폭염 기간이 길어지면서 쇼핑객이 늘어나 ‘성수기’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특히 올해는 우·양산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더운 날씨를 보이다 갑자기 집중호우가 내리는 ‘도깨비 장마’ 현상이 빚어지면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읽힌다.

과거 양산은 중년 여성의 전유물이었지만, 최근에는 우산과 양산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우양산을 쓴 젊은 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패션플랫폼 에이블리는 “올해 역대급 폭염, 장마가 예상되며 이미 5월부터 관련 아이템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고 설명한다.

에이블리에 따르면 5월 기준, 햇빛과 비를 모두 피할 수 있는 ‘우양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5% 크게 증가했고, 이동 시 가방에 넣어 다니기 좋은 크기의 ‘미니우산’ 상품 거래액은 225%, 편리한 사용성을 갖춘 ‘자동우산’ 거래액도 2배 이상(10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블리 측은 중·장년층의 주 고객층이었던 과거와 달리, 양산을 찾는 젊은 층도 급증하며 화려한 디자인의 ‘레이스 양산’ 상품 거래액은 310%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6월에 접어들어서도 더위, 장마 준비템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이어졌다”고 밝혔다. 실제 약 3주간(6월 1일~23일) 검색 데이터 분석 결과, 햇빛 차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암막 양산’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0% 증가했고, ‘우양산’ 검색도 125% 늘었다.

이에 에이블리 라이프관에서는 장마 전 다양한 우산, 양산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양산 & 우산 준비해요’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무신사도 장마 관련 제품 거래액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직전 같은 기간(5월 6일~31일) 대비 6월 1~26일에 따라 분석한 결과, 우양산은 42%, 레인부츠는 53% 증가했다.

또한 과거 레인부츠 브랜드 ‘헌터(HUNTER)’가 주로 인기를 끌었던 것과 달리 다양한 브랜드가 인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마를 대비해 ‘레인부츠 72시간 팝업’을 개최한 W컨셉은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레인부츠 72시간 팝업 행사 진행한 결과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등 다양한 레인부츠가 전체 판매 BEST 상위권에 올랐다”며 “이 기간 벤시몽, 느쉐, 마르디 메크르디 레폼프 등 브랜드 레인부츠 인기”라고 밝혔다.

레인부츠, 우양산뿐만 아닌 샌들, 쪼리, 방수 가방 등도 판매율이 급증했다.

지그재그는 6월(1~26)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분석한 결과 샌들 29%, 쪼리 50%, 숏팬츠 48%, 방수팩 95%, 방수 가방 154% 증가했다고 밝혔다. 장마철 기본 아이템인 우산 120%, 양산 106%, 우양산 173%, 레인부츠 38%도 늘었다는 반응.

지그재그는 “시원하고 통기성 좋은 나일론 팬츠, 숏팬츠 등은 비 오는 날 입기 좋은 하의로 거래액이 증가했다”며 “특히 방수 기능이 있는 방수 팩, 방수 가방, 방수 케이스 등의 아이템 판매가 늘어났다. 본격 장마 기간을 대비해 장마템, 장마룩 등 장마 관련 키워드로 검색해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장마 기간에 분주히 나선 것은, 때 이른 무더위와 장마에 여름철 상품 중심으로 매출 개선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수’는 2.7일로 평년(1991∼2020년 평균) 6월 한 달 폭염일수인 0.6일의 4.5배에 달했다. 지난해 6월 폭염일수는 0.9일이었다. 또한 본격 장마철에 들면서, 이번 주 내내 비가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름은 겨울옷 대비 가격 단가가 낮아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구매하기에 적합한 때”라며 “이에 국내 패션업계도 성수기를 맞은 셈이다. 또 레인부츠, 우양산이 일상화되면서 수요가 늘어난 만큼 올여름은 판매율을 올리기 좋은 시기”라고 분석했다.

gyuri@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