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 기자] 새 지폐 발행을 예고한 일본이 한국 경제침탈의 주역을 1만엔권의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지난달 사도광산부터 이어진 반성이 없는 모습에 또 한 번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지난 3일부터 새 지폐 발행에 나섰다. 2004년 이후 20년 만에 인물 교체도 함께 단행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2일 “지폐는 현재도 주요한 지불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으나 위조 대책을 강화하기 위해 발행한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새롭게 발행되는 지폐는 1만엔(8만 5567원), 5000엔(4만 2782원), 1000엔(8556원)이다. 각각 지폐의 초상화는 1만엔에 ‘일본 근대 경제의 아버지’ 시부사와 에이이치(1840∼1931), 5000엔에 ‘여성 고등교육의 선구자’ 쓰다 우메코, 1000엔에 ‘일본 의학의 아버지’ 기타자토 시바사부로 등이 선정됐다.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인물은 시부사와다. 시부사와가 세운 제일국립은행은 1878년 부산에 지점을 설립했다. 이후 원산, 인천, 서울, 군산 등으로 지점을 늘리며 조선의 관세징수 업무 대행, 화폐 유통 등 일제가 한반도 경제를 수탈하는데 전초기지 구실을 했다. 제일은행이 1902년~1904년 조선에서 발생한 지폐에도 사부사와의 초상화가 새겨져 있었다. 시부사와는 1901년 경부철도주식회사를 설립해 경부선 철도노선을 부설하기도 했다. 이 노선은 일본이 대한민국을 수탈하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한편 일본은 지난달 30일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재추진했다. 사도광산에 대해 에도시대 최대 금광이었다는 점만을 부각시켰으나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 이코모스는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의 강제노역 추가 자료를 요구하며 등재를 보류했다.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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