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한국 남자 유도 대표팀 ‘번개맨’ 이준환(22·용인대)이 생애 첫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냈다. 동메달이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준환은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남자 81㎏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마티아스 카스(벨기에)를 꺾고 동메달을 따냈다. 생애 첫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팽팽한 승부가 펼쳐졌다. 세계랭킹 1위 카스도 강했다. 특히 힘에서 이준환보다 우위에 섰다. 이준환도 버티고 버텼다. 카스의 공세를 막으면서 간간이 공격도 시도했다.

정규 시간 안에 승부가 갈리지 않았다. 각자 지도 하나씩 받은 상태로 골든 스코어에 들어갔다. 카스가 급했다. 반대로 이준환은 침착했다.

카스가 빗당겨치기를 시도하자 오른발로 카스의 다리를 공략해 되치기에 성공했다. 절반이 선언됐다. 그리고 경기가 끝났다. 이준환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번 올림픽에서 이준환을 두고 ‘다크호스’라 했다. 32강에서 아사라프 모테(모로코)를 잡았고, 16강에서는 사기 무키(이스라엘)를 한판승으로 제압했다. 8강에서는 세계 2위 샤로피틴 볼타보예프(우즈베키스탄)을 눌렀다.

준결승에서 ‘숙적’ 타토 그리갈라쉬빌리(조지아)에게 패했다. 연장 승부까지 갔다. 그리갈라쉬빌리가 지도 2개를 받으며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막판 집중력이 살짝 흐트러졌고, 절반을 주고 말았다.

맥이 크게 풀릴 상황이었으나 이준환은 포기하지 않았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 런던 대회 김재범이 금메달을 따낸 후 12년 만에 81㎏급에서 메달을 따낸 선수가 됐다. 한국 유도는 여자 57㎏ 허미미(경북체육회)가 은메달을 따낸 데 이어 이준환이 다시 메달을 추가했다.

경기 후 이준환은 방송 인터뷰에서 “컨디션은 좋았다. 준결승에서 준비 많이 했는데 조금 부족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정상을 보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시 금메달을 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과 각오를 남겼다.

이어 “시니어 무대 데뷔 후 세계선수권에 세 번 나갔고,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나갔다. 모두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번에 열심히 준비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었다. 내 실력이 동메달까지인 것 같다. 오늘을 계기로 더 열심히 하겠다. LA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따겠다”고 덧붙였다.

눈물을 흘린 부분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이날만 생각하며 하고 싶은 것도 참고, 열심히 훈련했다. 대표팀 지도자 선생님들과 열심히 훈련한 순간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울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자 63㎏급 김지수(경북체육회)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8강에서 카타리나 크리스토(크로아티아)를 만나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패자부활전에서도 세계 10위 루비애나 피오베사나(오스트리아)에게 삼각조르기로 한판패를 당했다. 아쉬움을 삼킨 김지수는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재일교포 3세인 김지수는 고교 졸업 후 한국으로 넘어왔다. 2020년 재일교포 여자 유도선수로는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여자 57㎏급에 출전해 16강에서 탈락했다. 파리에서 메달을 노렸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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