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 기자] 한 경기지만, 결과와 내용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낚았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이달초 조성환 전 감독의 뒤를 이을 제12대 사령탑으로 최영근 감독을 선임했다. 부임 직후 최 감독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많은 걸 변화하려다 보면 리스크는 당연히 발생한다. 지금은 과정이다. 과정에서 중요한 건 선수들의 이해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고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는데,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1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6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최 감독은 인천이 쓰던 기존의 스리백이 아닌 포백으로 나섰다. 최우진과 델브리지, 요니치, 정동윤을 포백에 배치했고, 이명주와 신진호, 음포쿠를 중원에, 최전방 무고사의 좌우에는 김보섭과 김성민이 자리했다.

경기 초반부터 라인을 올렸다. 공격적으로 나선 인천은 후방에서부터 중원, 최전방까지 전진 패스를 통해 제주 골문을 노렸다. 특히 신진호와 이명주의 중원 조합이 빛을 발휘했다. 신진호는 이날 경기 뛴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볼을 터치했다. 격 진영으로 향하는 패스 18개를 시도하면서 14개를 성공하는 등 공격의 구심점 역할을 도맡았다.

거세게 압박하는 제주에, 인천은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제주의 공간을 찾아 들어갔다. 11개의 슛을 때리면서, 유효슛은 2개로 결정력에서는 아쉬운 모습이었지만 확실히 달라진 경기력을 뽐냈다. 이날 인천은 후반 막판 무고사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1-0 신승했다.

승점 28을 쌓은 인천은 ‘강등권’ 10위 대전 하나시티즌과 11위 대구FC(이상 승점 24), 12위 전북 현대(승점 23)와 승점 간격을 벌리면서 한숨 돌렸다.

다만, 아쉬운 건 델브리지의 부상이다. 델브리지는 전반 21분 햄스트링 부상으로 김건희와 교체아웃됐는데, 빠른 복귀는 쉽지않아 보인다.

최 감독은 “습하고 먼 제주 원정길에서 승점을 챙긴 건 모든 선수들 덕이다”라면서 “아직 내가 추구하는 공격 색채는 부족하다. 전반과 후반의 경기 양상이 달라진 것 역시 이 영향이 있지만, 차차 다듬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kk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