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세븐틴이 인천아시아드, 고척돔, 상암벌에 이어 고양벌까지 점령했다.

세븐틴이 12~13일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세븐틴 [라이트 히어] 월드 투어’의 화려한 막을 열었다. 세븐틴은 이곳에서 양일간 오프라인 공연을 열고 총 5만 8000만 명의 캐럿(공식 팬덤명)을 만났다. 이 공연은 예매 직후 매진을 기록해 세븐틴의 막강한 티켓 파워를 실감케 했다.

약 3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이어진 공연에서 명불허전 ‘공연 장인’ 세븐틴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세븐틴은 히트곡과 미발매 신곡 등 총 26곡과 함께 세븐틴의 로고 모양으로 설계된 돌출 무대와 불꽃놀이, 드론쇼 등 화려한 퍼포먼스는 물론 풍성한 볼거리가 더해져 함께 즐기는 축제로 꾸며졌다.

마지막 날인 13일 오후 5시, 화려한 폭죽과 함께 공연의 막이 올랐다. 리프트를 타고 등장한 세븐틴은 ‘독 : 피어’와 ‘피어리스’, ‘마에스트로’로 이어지는 퍼포먼스를 통해 두려움에 잠식됐던 지난날을 이겨내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과정을 표현했다. 스타디움 규모에 걸맞은 웅장한 연출과 무대를 유기적으로 잇는 서사가 돋보였다.

호시는 “이렇게 큰 공연장을 가득 채워줘서 감사하다. 여러분들을 보니 오프닝부터 힘조절이 안된다”며 “올해는 인천, 상암, 고척에서도 만났는데 고양에서도 만나게 됐다”며 감격스러운 첫 인사를 건넸다.

멤버 중 가장 먼저 군 복무에 들어간 정한은 14일 발매하는 미니 12집 활동과 월드투어 일정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여기에 중국인 멤버 준이 하반기 중국에서 연기 활동을 병행하며 정한과 마찬가지로 새 앨범과 월드투어 등에 불참을 결정했다.

민규는 “정한이와 준이형이 함께 하지 못한 콘서트지만 너무 슬퍼하지 말아 달라. 다시 돌아올 분들이다. 어디 가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 정도만 가져 달라. 우리가 빈자리를 열심히 채우겠다”고 말했다.

‘우리의 새벽은 낮보다 뜨겁다’, 한국어 버전의 ‘낫 어론’으로 공연장을 훈훈하게 달군 이들은 특유의 유쾌한 매력이 돋보이는 뮤지컬 섹션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캠핑카를 타고 여행을 떠난 멤버들이 우연히 뒤틀린 시공간에 빠졌다는 콘셉트가 ‘어쩌나’ ‘스냅 슛’ ‘음악의 신’ ‘홈’ 등 경쾌한 매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멤버들은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캐럿들을 향한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고 외쳤다.

‘워터’에 대해 민규는 “콘서트를 상상하면서 만든 곡이다. 재밌게 즐기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지는 ‘사탕’에 대해 “다 큰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디에잇은 ‘레인’에 대해 “무드 있고 분위기 있는 곡이다. 외로움을 담아내려 했다”고 이야기했다.

타이틀곡 ‘러브, 머니, 페임’이 공개된 후 승관은 “컴백 전에 콘서트를 받고 사랑을 듬뿍 받고 활동하는게 ‘마에스트로’ 때도 해보니 활동하는데 에너지가 다르더라.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현장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해가 저물고 아직 찬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세븐틴은 열띤 공연을 펼쳤고 캐럿은 추위를 잊은 듯 뜨거운 함성으로 화답했다. ‘손오공’ ‘아낀다’ ‘아주 나이스’ 등 히트곡에서 떼창은 더 크게 터져나왔다.

가사에 맞춰 시시각각 변화하는 드론과 캐럿들의 응원봉이 어우러져 감동의 물결을 이뤘다. 수많은 드론들이 고양벌의 밤하늘을 수놓았는데 세븐틴이 캐럿과 영원히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담은 메시지를 전해 뭉클함을 안겼다. 객석을 가득 채운 팬들은 ‘하나일 때 가장 빛나는 우리’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며 더욱 찬란하게 빛날 세븐틴의 앞날에 응원을 보냈다.

또한 세븐틴 히트곡에 맞춰 안무팀과 응원봉을 통해 팬들이 춤을 출 수 있는 구간인 ‘캐럿 타임’도 마련됐다.

끝으로 에스쿱스는 “이렇게 같이 무대를 하면서 정한이랑 준이가 지금 비록 같이 없지만 저희는 꼭 다시 뭉쳐서 13명이서 무대를 다시 할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제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팀이 꼭 되기 위해서 감히 평생 같이 하고 싶다는 말을 하겠다. 영원히 세븐틴으로서 살고 싶고, 세븐틴의 한 멤버로서 이 자리를 지키면서 살고 싶다. 그 때까지 영원히 옆에서 이렇게 무대를 꽉 채워주시면 너무나도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도겸은 “캐럿들 사랑한다”라고 말한 뒤 끝내 눈물을 보였다. 버논은 “오늘은 정한이 형, 준이 형이 함께하지 못했지만 곧 완전체로 돌아올 거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더 많이 (군대에) 갈 거다. 그렇지만 저희 다 돌아올 거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팬들을 다독였다.

고양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한 세븐틴은 오는 22~23 일부터 미국 5 개 도시에서 10 회에 걸쳐 월드투어를 이어간다. 이 중 9 회 공연은 예매를 시작한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매진을 기록, 북미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입증했다. 세븐틴은 다음달 일본으로 건너가 4개 도시에서 돔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며, 이후 불라칸, 싱가포르, 자카르타, 방콕 등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도 공연을 개최한다.jayee212@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