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똑 부러진다. 연기도 인터뷰도 차곡차곡 준비해 온 모습이 돋보인다. 자신만의 화법으로 풀어놓는 독특한 매력에 빠져든다. 배우 전여빈은 여러모로 타인을 홀린다.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성과 감성으로 관객을 설득한다. 신작 ‘하얼빈’에서 가상의 인물인 독립투사 공부인을 맡았다. 독립운동으로 숨진 남편 뒤를 이어 장군 안중근(현빈 분)을 돕는 인물이다.

시종일관 진중한 가운데, 때때로 감정이 폭발한다. 중국 마적인 된 시아주버니에겐 손윗사람임에도 무섭게 고함칠 땐 카리스마가 짙다. 변화의 범위가 큰 편임에도 맥을 정확히 짚는다. 폭약을 실은 마차를 끌 때는 카리스마가 터진다. 키보다 훨씬 큰 덩치 큰 말을 낮은 기마자세로 능숙하게 끄는 모습에선 여성 독립투사가 실제 이랬겠구나 싶은 생각마저 든다. 우민호 감독은 “공부인의 열정과 에너지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배우였다”고 평가했다.

시국에 대한 생각도 명쾌했다. 전여빈은 “우리 국민들이 지금 혼란스러운 시기를 다 같이 겪고 있다. 더 나은 민주주의를 꿈꾸며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며 “더 나은 내일을 도모하기 위한 더 큰 뜻을 품고 있는 국민에게 ‘하얼빈’이 힘이 됐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엔 영화와 드라마에서 본격적으로 ‘전여빈의 시간’이 펼쳐진다. 오컬트, 멜로, 로맨틱코미디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먼저 금기된 ‘구마의식’을 벌이는 수녀로 나온다. 다음달 24일 개봉하는 영화 ‘검은 수녀들’에선 유니아 수녀(송혜교 분)를 돕는 미카엘라 수녀 역을 맡았다. 송혜교는 전여빈에 대해 “꼭 한 번 작품에서 만나고 싶었다”며 “친한 친구들에게도 얘길 많이 들었는데 같이 연기해보니 들었던 것보다 더 좋았다. 큰 힘이 됐다”고 말할 정도였다. ‘워 로맨스’가 극을 이끄는 핵심 포인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주인공도 맡는다. 내년 4월에 방영 예정인 SBS 금토드라마 ‘우리 영화’에선 배우지망생 이다음 역을 맡았다. 데뷔작에서 천재 소리를 들었으나, 이후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영화감독 이제하(남궁민 분)가 실제 시한부 인생을 영화로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로맨틱 코미디도 선보인다. 내년 상반기 방영할 ENA ‘착한여자 부세미!’에선 재벌 회장과 결혼한 흙수저 경호원 부세미 역을 맡았다. 이번엔 거꾸로 상대역이 시한부 인생을 산다. 3개월간 계약 결혼 속 벌어지는 이야기 속 코믹함과 진지함 모두를 보여주겠단 계획이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2019) 영화 ‘낙원의 밤’(2021)으로 눈도장을 찍은 전여빈의 시간이 이제 도래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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