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는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역대 가장 많은 빅리거 스타의 존재와 프로축구 300만 관중 시대, 여성 참여율 증가, 각종 인프라 개선으로 제2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1월8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리는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시선이 쏠린다. 한국 축구가 경기력 뿐 아니라 행정, 전체적인 산업적 가치를 키우는 시기에 ‘축구 대통령’을 선출한다. 축구인 뿐 아니라 눈높이가 높아진 팬 모두 각 후보가 제시하는 정책과 철학이 향후 한국 축구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본다. 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스포츠서울은 선거를 앞두고 기호 1번 정몽규, 기호 2번 신문선, 기호 3번 허정무 후보를 만나 대표 정책 공약에 관한 세부적인 비전을 들었다. 173명의 선거인단은 물론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최후 출사표도 담았다.<편집자주>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기호 3번’ 허정무 후보가 내세운 공약의 최대 화두는 ‘육성’이다. 세부적으로는 대한축구협회(KFA)가 흡수한 초중고 연맹 부활을 내걸었다.

허 후보는 “한국 축구 미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육성이다. 기본을 탄탄하게 다지고 중간 과정이 건실하게 이뤄져야 성인 레벨에서 꽃을 피운다. 우리도 월드컵 8강 이상을 바라봐야 하는 시대 아니냐”며 “난 선수 시절 해외 무대(네덜란드)에서 뛰면서 육성에 관심을 가졌다. 협회와 프로축구연맹 등에서 행정도 경험하며 어떻게 펼쳐야 하는지도 잘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회에서 이제까지 유소년 정책으로 골든에이지 등을 표방했으나 명칭 뿐이다. 명확한 프로세스가 없다”며 “초중고 연맹이 부활해야 한다. 연맹을 없애고 협회가 모든 걸 안고 했는데 부작용이 많다”고 목소리를 냈다.

협회는 지난 2020년 유소년·중등·고등연맹을 해산하고, 각급 대회 운영 역시 각 시도협회에 맡기기로 한 적이 있다. 일부 단체가 예산을 전용하거나 보조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각종 비리가 반복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허 후보는 종목에서 가장 중요한 육성을 두고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감시할 별도 연맹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우리 유소년 경기보면 8인제 경기가 1심제로 진행되고 있다. 부정확한 판정에 선수와 학부모만 상처받는다. 어린 선수가 이르게 불공정한 환경에 놓인다면 제대로 성장할 수 있겠느냐. 또 우후죽순으로 클럽이 생기면서 A라는 선수가 여러 팀에서 뛰는 등 질서가 어지럽다. 각 연령대 연맹을 둬서 제대로 규정을 만들고 운영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전에 발생한 각종 비리 사건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규정 속에서 페널티를 매기면 된다고 했다. 허 후보는 “공무원이 비리를 저질렀다고 하자. 그래서 공무원 전체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냐”며 “연맹의 전문성은 무시하면 안 된다. 어릴 때부터 선수가 제대로 뛸 환경을 만들어야 향후 대표팀도 더 강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심판 역시 육성해야 하고, 처우도 개선해야 한다. 현재 모두 협회에서 담당하는 데 비효율적이다. 3급 이하는 각 시도협회에서 관리해도 된다. 2급 이상 단계에서 협회가 책임지는 시스템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선거인단에게…“선거 운동 기간 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내세운 투표 방식 등에 대해 불공정성을 제기했다. 특히 선거 기간 동계전지훈련 중인 지도자, 선수의 선거권 행사를 보장해달라는 것에 대책을 내놓지 않아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도 했다. 사법에 의존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는데 오해다. 이런 문제점을 알리고 싶었다. 선거를 회피하려는 것도 아니다. 난 스포츠인이다. 페어플레이가 핵심 덕목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선거에 나섰지만 중단할 수 없다. 끝까지 간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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