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아쉬운 데뷔 시즌을 치른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따뜻한 곳으로 떠나 본격적인 복귀 준비를 시작한다.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7일 “이정후가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귀국한지 석 달여 만이다.

2023시즌 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고 태평양을 건넌 이정후는 메이저리그(ML)에 공식 데뷔도 하기 전에 ‘루키 파워랭킹 5위’에 오르는 등 큰 기대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 역시 “ML 투수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시범경기 때부터 리드오프 기용을 천명하는 등 이정후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개막 후 등락은 있었지만, 무난하게 적응하던 그는 37경기 만에 불의의 부상으로 중도하차했다. 홈런 두 개와 8타점 15득점에 타율 0.262라는 성적표는 ‘야구만큼은 완벽주의자’인 이정후에겐 아쉬움으로 남을 터.

어깨 관절와순 봉합수술 등을 마치고 구단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던 이정후는 ML 정규시즌이 종료된 10월 귀국해 두문불출했다. 친정팀 안방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도 개인훈련을 하는 등 외부 출입을 최대한 자제하고 성공적인 복귀에 열을 쏟았다.

그렇게 해가 바뀌고, 다시 격전지로 떠날 채비를 마쳤다. MLB닷컴은 “이정후는 스프링캠프에 풀타임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중견수와 리드오프 자리를 채워야 한다. 구단은 그가 뛰어난 콘택트 능력으로 역동적인 공격을 선보일 것으로 믿는다”고 전망했다.

ML 성적 예측 시스템 ‘스티머’는 “이정후는 올시즌 143경기에 출전해 14홈런 63타점 타율 0.29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상 풀타임 복귀에 이견이 없다는 의미다.

미국으로 떠나 한 달가량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뒤 2월 소집되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캠프를 차린다. 시범경기는 2월23일 텍사스를 상대로 개막하는데, 이정후의 그라운드 복귀 일정은 미정이다.

다만 히어로즈 시절 절친한 팀 메이트였던 김혜성이 LA다저스와 계약(3+2년 최대 2200만달러)을 맺고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만큼, 둘이 조우할 가능성이 높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팀이기도 해 정규시즌 맞대결은 6월14일(한국시간)부터 사흘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절친에서 적으로 만나 코리안 빅리거들의 공·수·주 맞대결이 펼쳐지는 모습은 ML뿐만 아니라 KBO리그 팬에게도 큰 볼거리다. 이 또한 ‘건강한 이정후’가 반가운 이유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