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더블린스러운 배경 속 서로간의 호흡
조용하고 얌전한 韓 관객들? “아닌던데! 완전 적극적”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뮤지컬 ‘원스’가 10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연출·대본·음악과 창작진·제작진·배우 등 각자의 자리에서 갖춰야 할 ‘3박자’를 모두 완벽하게 장착해 프리뷰 공연부터 기립박수를 끌어내고 있다.
코너 핸래티 협력 연출은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열린 뮤지컬 ‘원스’ 프레스콜에서 무대가 내포하고 있는 깊이 있는 메시지에 대해 설명했다.
‘원스’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한 소박한 술집이 배경인 원 세트 무대로 진행된다. 화려함을 과감하게 벗어던진 한 공간에서 시작과 끝을 장식한다. 다소 밋밋할 것이라는 우려도 예상되지만, 걱정은 금물이다. 매 장면 감정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거울이다. 무대는 단순한 펍을 연상케 하지만, 정중앙에 있는 직사각형의 대형 거울을 중심으로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거울들이 전체 무대를 감싼다.
코너 핸래티 협력 연출은 “배우들이 서로 호흡을 맞추며 악기를 연주하는 움직임을 거울을 통해 다각도에서 볼 수 있다. 서로 보면서 호흡을 맞추는 액터 뮤지션 간 시선의 거울로 작용한 것”이라며 “함께 음악을 만드는 집중도를 살펴볼 수 있는 통로”라고 설명했다.
그는 “더블린의 펍이나 아일리쉬 펍에는 수많은 액자와 오래된 사진·포스터들이 걸려있다. 그곳의 문화적인 모습을 공연의 세트로 승화시켰다고 생각한다. 더블린에 온다면 술 한 잔 사드리겠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브로드웨이의 틀을 과감하게 깨고 잔잔한 아름다운 선율 속 액터 뮤지션으로 선 ‘원스’. 코너 핸래티 협력 감독은 “나 자신을 좀 더 다르게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살아 가면서의 용기, 남들이 나를 봐주는 또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한다”며 “나 역시 작업하면서 인식이 바뀌었다. 거울이 이런 면을 상징적인 음악을 통해 우리의 삶이 바뀌는 것처럼 인생을 바꿀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지난 19일 개막한 ‘원스’의 여정을 함께 보내고 있는 코너 핸래티 협력 연출은 “한국 관객들은 조용하고 얌전하다고 들었는데, 직접 만나보니 들었던 것과 다르다. 본 공연 전 ‘원스바’를 즐기다가 공연의 이야기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이는 절대 술을 제공해서가 아니다. 관객들이 따뜻한 마음과 함께 적극적으로 공연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브로드웨이 쇼뮤지컬 특유의 색을 빼고 ‘원스’만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공연은 오는 5월31일까지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펼쳐진다. ‘가이’ 역 윤형렬·이충주·한승윤, ‘걸’ 역 박지연·이예은, ‘다’ 역 박지일·이정열 등 모든 배우가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연기로 무대를 장식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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