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뉴욕에서 ML 스타가 되다…3연전 7타점 폭격!

이정후.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26)가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쏘아올린 두 개의 아치는 단순한 홈런이 아니다. 현지 중계진이 전설의 이름 옆에 그를 언급했다.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 이정후는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회와 6회, 각각 솔로 홈런과 스리런 홈런을 연타석으로 터뜨렸다. 이날 기록한 4타점은 샌프란시스코의 5득점 중 무려 80%에 해당한다.

팀은 5-4로 승리했고, 이정후는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이정후. AFP연합뉴스

첫 홈런은 4회, 0-3으로 뒤진 상황에서 나왔다. 상대는 뉴욕 양키스의 좌완 에이스 카를로스 로돈. 시속 138㎞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6회에는 더 극적인 장면이 기다리고 있었다. 1사 1, 2루, 또다시 로돈을 상대로 시속 131㎞의 커브를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포. 이정후의 MLB 첫 연타석 홈런이었다.

이틀 전에도 우중간 스탠드를 적시했던 이정후는, 이번 3연전에서 홈런 3개, 7타점, 타율 0.444(9타수 4안타)를 작성했다. 이정후의 시즌 홈런은 3개로 지난해 시즌 전체(2개)를 가볍게 넘어섰다.

이정후. AFP연합뉴스

이정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로돈 상대 홈런이 특별하진 않다. 팀이 이기고 위닝 시리즈를 가져온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양키스타디움은 분위기도, 날씨도 쉽지 않았지만 집중했다. 정신력이 더 중요했다”고 답했다.

이날 중계진은 이정후의 홈런이 터지자 “이건 베이브 루스의 홈런을 보는 듯하다”며 감탄을 쏟아냈다. 뉴욕 현지 팬들도 박수를 보냈고 ‘이정후’라는 이름은 단숨에 양키스타디움 전광판의 주인공이 됐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2024년 MLB에 입성한 이정후는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그가 남긴 기록은 2홈런·8타점·OPS 0.641에 불과했다.

이정후. AFP연합뉴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불과 14경기 만에 타율 0.352, 홈런 3개, 타점 11개, OPS 1.130을 기록 중이다. 이미 ‘2년 차 징크스’는 삭제했다.

양키스타디움은 베이브 루스, 미키 맨틀, 데릭 지터 등 ML 전설들이 활약한 무대다. 이정후는 그 상징적인 무대 한복판에서, 리그 정상급 투수를 상대로 두 번이나 담장을 넘겼다.

ML 팬들에게 이정후는 더 이상 낯선 이름이 아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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