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C 파운데이션 얀 양커 게임 디렉터. 사진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바야흐로 e스포츠 시대다. 야구, 축구 등 세계적 인기 스포츠 강세가 뚜렷하다. 그러나 정보혁명과 4차 산업혁명 시대다. 대세가 e스포츠로 전환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이를 방증하듯 e스포츠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선정되는 등 세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는 ‘e스포츠 월드컵(EWC)’이 열렸다. EWC는 e스포츠 올림픽 개최로 확장도 준비 중이다. 사우디가 e스포츠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WC 얀 양커(Jan Jahnke) 게임 디렉터를 만나 이들이 그리는 e스포츠 미래 청사진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역대급이다. e스포츠 월드컵(EWC)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주도해 개최하는 글로벌 e스포츠종합 제전이다. 지난해 20여개 종목에 총상금 6000만달러(한화 약 855억원, 환율 1425원 기준) 규모로 묵직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2025년 상금 규모와 종목은 더 확대됐다. 총상금 7000만달러(한화 약 998억원, 환율 1425원 기준) 규모다. 1000억원짜리 이벤트다. 기존 종목 국산 게임인 펍지: 배틀그라운드 PC·모바일은 물론 발로란트, 스마일게이트 온라인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 아랑전설(Fatal Fury), 체스 등 신규 4종목을 포함, 24개 종목의 대회를 연다. 사우디는 왜 e스포츠 확장에 진심일까. 최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EWC 얀 양커 게임 디렉터를 만나 EWC 성과와 비결, 향후 바라보는 EWC 미래 청사진에 대해 들어봤다.

EWC 파운데이션 얀 양커 게임 디렉터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얀 디렉터는 누구?

얀 디렉터는 2001년부터 e스포츠 분야에 종사해온 베테랑 전문가다. 지난해 2월 EWC 파운데이션이 설립된 이후 같은 해 4월에 합류했다. EWC 합류 전에는 중국 텐센트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왕자영요 e스포츠 및 프로덕트 매니지먼트를 담당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서 11년간 e스포츠를 전담하기도 했다.

얀 디렉터는 “나는 e스포츠를 정말 사랑한다. 내 인생 대부분을 e스포츠와 함께했다”고 소개하며 “지속적으로 e스포츠에 전념하고 싶었다. 이 점에서 EWC와 뜻이 맞았다. EWC의 경영진과 이사진은 예전부터 업계에서 알고 지내던 사이다. EWC에서 함께 하자고 제안했을 때 나는 망설임 없이 그들의 손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 EWC 성과 그리고 왜 사우디인가

얀 디렉터는 지난해 첫 EWC를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e스포츠 경기 개최는 물론, 수많은 팬들이 축제를 즐겼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처음 EWC 파운데이션이 설립됐을 때 우린 작은 팀에 불과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짧은 시간 안에 e스포츠 월드컵을 개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고 돌아보며 “그러나 우리의 야망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장 큰 e스포츠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세계 최고의 클럽과 상금 등을 기반으로 새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야망을 지지해준 파트너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WC 파운데이션 얀 양커 게임 디렉터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사우디아라비아가 왜 이토록 e스포츠에 열광하느냐는 질문에 얀 디렉터는 “사우디아라비아 인구의 65%가 35세 미만이다. 매우 젊은 나라이며, 많은 국민들이 게임을 즐기는 문화를 갖고 있다”며 “여기에는 모든 이해관계자와 정부도 포함된다. EWC는 사우디가 경제 다각화를 목표로 하는 ‘비전 2030’에서 더 활기찬 사회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단순히 EWC라는 e스포츠 대회의 성장만 바라보고 투자하는 게 아니다. e스포츠 생태계 전반을 향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EWC 기간 동안 리야드에선 e스포츠 대회와 축제가 함께 열린다.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올해 더 규모를 넓혀서 진행한다. 페스티벌 상금 규모도 당연히 커졌고, 종목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EWC 파운데이션 얀 양커 게임 디렉터. 사진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EWC, e스포츠 올림픽 개최로의 확장 가능성은?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파리올림픽 기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e스포츠만을 위한 올림픽 개최에 손을 맞잡았다. 당시 IOC는 성명을 통해 e스포츠 올림픽을 정기적으로 열기로 하고, 내년 첫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선정했다고 했다. 아직 개최 주기나 일시, 종목 등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EWC가 e스포츠 올림픽도 함께 준비하는 것일까. 얀 디렉터는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우리(EWC)가 계획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창립 파트너’로서 IOC와 함께 자격 시스템 구축, 경쟁의 공정성 강화, 각국의 e스포츠 생태계를 글로벌 기준에 맞게 정비하는 등의 역할을 지원할 예정이다.

얀 디렉터는 “EWC는 세계 각국의 e스포츠 클럽, 구단에 집중, e스포츠 생태계를 개선하는데 투자하고 있다”며 “각자의 목적이 분명하다. 사우디에서 e스포츠 올림픽이 열리더라도 그것은 EWC와는 다른 행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은 게임과 같은 국가 기반 대회다. 팬들을 끌어모으는 가장 강력한 요소 중 하나인 국가대항전 성격이 강하다”며 “나는 e스포츠 올림픽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IOC와 협력하게 된 것도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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