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첫 양키스타디움 원정에서 3홈런 7타점의 화끈한 타격쇼를 펼쳤다. 그 기운을 가지고 또 하나의 험지,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로 향한다.

이정후는 14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볼넷 1개를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의 5-4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정후. AFP연합뉴스

좌타자에게 홈런을 잘 허용하지 않는 양키스의 좌완 에이스 로돈을 상대로 2타석 연속 아치를 그리며 뉴욕을 충격에 빠트렸다.

이번 이정후의 뉴욕 원정 3연전 성적은 9타수 4안타, 3홈런, 1볼넷, 7타점이다. 특히 4개의 안타가 전부 장타(3홈런, 2루타 1개)였다는 점은 그가 더는 ‘콘택트형’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또한 지난해 1억1300만 달러 계약 당시 따라붙었던 ‘오버페이’ 논란도 이제 소멸하는 단계다. 되레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안목이 재평가 받는 중이다.

이정후. 연합외신

이정후는 현재 타율 0.352에 출루율 0.426, 장타율 0.704, OPS 1.130으로 내셔널리그 OPS 1위, 장타율 1위, 타율 2위다.

이중 2루타 8개는 ML 전체 최다(공동 1위)이며, wRC+ 215는 NL 전체 1위, WAR(1.2)는 리그 4위권이다.

MLB닷컴은 “이정후는 이제 최고의 스타 중 하나”라고 했고, NBC스포츠는 “샌프란시스코가 기대한 이상을 보여준다. 이정후는 최고의 만능선수”라고 호평했다.

이정후. AP연합뉴스

이정후는 이제 필라델피아로 향한다. 15일부터 열리는 필리스와의 원정 3연전은 또 다른 의미의 분수령이다. 시티즌스 뱅크 파크는 홈팬들의 열기가 리그 최상위로 손꼽히며, 투수 라인업 또한 강력하다.

하지만 타격감이 폭발한 이정후가 뉴욕의 기세를 필라델피아에서 이어간다면 초반의 ‘일시적 반짝’이 아닌 ‘대세 굳히기’로 전환 가능하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에 대해 “처음 상대하는 투수들을 상대로도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는 선수”라며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멘탈도 완성됐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정후는 뉴욕에서 빅리그 2년차에 이미 완성형 타자라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다음 상대인 필라델피아, 그리고 맞상대 팀들이 전국구로 떠오른 이정후를 경계하고 있을듯 하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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