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주상 기자] 대왕이 대통령 앞에서 포효했다. 지난 13일(한국시각)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카세야 센터에서 ‘UFC 314: 볼카노프스키 vs 로페스’가 열렸다.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는 기원전 전세계를 정복한 알렉산더 대왕이 태어난 그리스 북부의 마케도니아 출신이다. 그래서 닉네임도 ‘Alexander The Great(알렉산더 대왕)’라고 불린다.
이번 대회에는 UFC 수장 데이나 화이트와 돈독한 친분을 자랑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장을 직접 찾아 참관했다.
전 UFC 페더급 챔피언 볼카노프스키는 421일 만에 UFC 페더급 타이틀을 되찾았다. 볼카노프스키는 랭킹 3위 디에고 로페스를 꺾고 일리아 토푸리아가 반납한 페더급 타이틀의 주인이 됐다. 대통령 앞에서 왕좌를 다시 차지하며 ‘알렉산더 대왕’이 포효한 셈이다.
볼카노프스키는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랭킹 3위 디에고 로페스에게 5라운드 종료 후 만장일치 판정승(48-47, 49-46, 49-46)을 거뒀다. 전 챔피언 일리아 토푸리아가 라이트급 전향을 선언하며 타이틀을 반납해 챔피언은 공석이었다.
알렉산더 대왕의 귀환이었다. 볼카노프스키는 이슬람 마카체프와 일리아 토푸리아에게 2연속 KO패를 당하며 노쇠화가 온 거 아니냐는 우려를 샀다.
경량급 파이터들이 기량이 급락하는 35살을 넘긴 점도 불안요소였다. 하지만 1년 2개월 만에 돌아온 볼카노프스키는 활발히 좌우로 움직이며 초고속 잽을 날리며 전성기와 같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로페스가 들어올 땐 꼭 카운터 펀치로 돌려줬다. 유효타는 158 대 63으로 두 배 이상 차이 났다. 로페스가 초월적인 맷집을 보여주며 분전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로페스는 볼카노프스키의 강력한 카운터 펀치를 여러 차례 허용했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버텨냈다. 2라운드 막판에는 난타전 상황에서 강력한 펀치로 녹다운까지 얻어냈다.
4라운드에도 볼카노프스키의 눈에 펀치가 적중되며 시야가 제한돼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피니시까지 이어가진 못했다.
5라운드 종료 후 볼카노프스키는 무난하게 판정승을 거두고 2번째로 UFC 페더급 챔피언에 올랐다.
페더급 타이틀전 7승으로 조제 알도의 최다승 기록(8승)에도 근접했다. 그는 승리 후 인터뷰에서 “딸들에게 챔피언 벨트를 다시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돌아와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의심을 떨쳐냈기에 더 뜻깊었다. 볼카노프스키는 UFC 라이트급(70.3kg) 이하 체급에서 최초로 35살이 넘어 타이틀전에서 승리한 선수가 됐다. 그는 “2연속 KO패와 35살의 저주를 언급하며 많은 이들이 내가 끝났다고 말했다. 역경은 특권이다. 책으로 쓰고, 영화로 만들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볼카노프스키의 완숙한 경기력과 로페스의 투지가 빛난 이번 경기는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로 선정돼 두 선수는 각각 50000달러(약 7144만원)의 보너스를 받았다.
이날 대회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관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측근들과 함께 카세야 센터를 방문해 대회를 즐겼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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