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골목 사장님’의 시험대→“다 바꾸겠다”는 백종원이 넘어야할 두번째 상승곡선

백종원의 사과, “회사 원점에서 재점검하겠다” 2025.3.28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그는 누구보다 대중에게 친숙한 사업가이자 방송인이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3대천왕’으로 골목과 식당을 살피던 모습은 ‘따뜻한 음식 선생님’의 이미지로 각인됐다.

그런데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백종원과 그가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는 연이은 구설에 휘청였다.

한두 가지 논란이 아니다. ‘빽햄’ 가격 논란부터 원산지 표기 오류, 축제 현장의 위생 문제, 술자리 면접 의혹까지 줄줄이 터졌다.

주총 마친 뒤 언론 앞에 선 백종원 대표. 연합뉴스

기업이 상장하면 책임의 무게도 바뀐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되며 공식적으로 ‘대중의 기업’이 됐다.

주주에게 설명해야 하고, 사회의 감시를 받아야 하며, 점주와의 상생을 넘어 주주의 이익을 고민해야 하는 구조다.

이런 변화는 자칫 백종원이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흔들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흔들렸다.

지난해 11월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더본코리아는 지난 1월 말 제기된 ‘빽햄’의 품질 논란부터 최근 제기된 농지법 위반 의혹과 된장 등 자사 제품의 원산지 표기 오류, 새마을식당 온라인 카페에서 운영된 ‘직원 블랙리스트’ 게시판, 농약 분무기 사용 등으로 약 두 달 동안 구설에 올랐다. 2025.3.28 연합뉴스

그러자 백종원과 더본코리아는 15일, 전면 쇄신을 선언하며 “이제는 사과와 해명을 넘어 실질적인 혁신을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감사조직과 외부 소통 전담 부서 신설, 조직문화 재정비, 위생 안전 강화까지 다각적인 개편 계획을 내놓았다. 백종원 스스로 연이어 고개를 숙였고, ‘이제는 다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를 ‘부정’하지 않고 ‘인정’하는 태도로 체질 개선을 공식화하며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

고개 숙여 사과하는 백종원 대표. 연합뉴스

사실 이 모든 논란의 뿌리는 ‘기대치’에 있다. 백종원이라는 인물은 단순한 기업가가 아니다.

골목상권의 대변자, 창업자들의 멘토, 식재료의 가치를 따지는 사람, ‘믿고 먹는 이름’이라는 이미지까지 복합적으로 걸쳐 있는 존재다. 일반적인 경영자가 아니다.

그만큼, 그에게 요구되는 책임감은 막중하다. 공시자료에서 확인된 여성 임직원 급여 격차조차 ‘백종원이 대표인 회사라면 다를 줄 알았다’는 실망감으로 번진 배경이다.

백종원 대표. 연합뉴스

지금은 상장기업의 옷을 입었기에, 더 이상 ‘좋은 사람’이 아니라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때다.

상장은 기업의 투명성을 요구한다. 동시에 약점도 드러나게 만든다. 하지만 그건 ‘회피’가 아니라 ‘개선’의 기회다. 더본코리아를 향한 비판은 기업이 상장 이후 반드시 거쳐야 할 성장통이다.

백종원은 아직도 많은 창업자와 소상공인에게 귀감이 되는 존재다. 그리고 그 이름에 걸맞은 책임과 투명함을 갖춘다면, 이번 위기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백종원과 더본코리아는 이제 ‘점주·소비자·주주’의 3각 균형대 위에서 ‘두 번째 성장곡선’의 시험대에 들어섰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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