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HD 강상우(왼쪽)와 이청용이 13일 대구FC와 K리그1 8라운드 원정 경기(1-0 승)에서 결승골을 합작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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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다시 한번 ‘챔피언 DNA’를 꿈틀거리게 했다. 관록을 지닌 ‘베테랑의 힘’이 곁들여졌다.

2025시즌 K리그1 4연패에 도전하는 울산HD가 초반 위기를 딛고 반등 디딤돌을 놓은 데엔 베테랑이 존재했다.

승격팀 FC안양과 치른 개막전(0-1 패)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안은 뒤 3연승으로 반전, 순항하던 울산은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 부진에 시달리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급작스럽게 흔들린 만큼 팀 안팎으로 여러 잡음도 들려왔다. 지난해 여름 소방수로 지휘봉을 잡은 김판곤 감독의 고민도 커졌다.

그가 내세운 건 베테랑 이청용이다. 김 감독은 지난 5일 FC서울과 7라운드 홈경기(0-0 무)에서 그를 개막전 이후 6경기 만에 선발진에 포함했다. 안정적인 경기 리드를 뽐낸 이청용은 13일 대구FC와 8라운드 원정 경기(1-0 승)에서는 후반 시작과 함께 라카바 대신 교체 투입돼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성기만큼은 아니어도 탁월한 축구 지능을 앞세워 역시 승리가 절실했던 대구의 반격을 제어했다. 후반 21분 강상우에게 정확한 침투 패스를 연결, 그의 결승골까지 어시스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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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진 역시 마찬가지. 2경기 연속 팀이 무실점으로 기록하는 데 베테랑의 노련미가 돋보였다. 주장인 센터백 김영권이 높은 책임감을 품으며 안정적인 방어, 전진 패스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코뼈 골절 수술 이후 한동안 마스크를 쓴 채 경기를 소화하다가 벗어던진 조현우도 정상 궤도에 근접한 듯 대구전에서도 선방쇼를 펼쳤다.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도 대구전에서 후반 막판 교체 투입돼 한 달여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팀이 무실점하는 데 이바지했다.

울산은 이번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다만 변화의 폭이 너무 커 챔피언 색채를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 초반 새 얼굴이 중심이 돼 경기를 치렀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능력 있는 젊은 선수이나, ‘디펜딩 챔프’ 위상을 뛰어넘는 경기력을 발휘하는 데엔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기존 울산의 챔피언을 이끈 베테랑이 가세해 신구조화를 이루면서 다시 힘을 발휘하는 모양새다. 점진적인 세대교체가 ‘디펜딩 챔프’의 색채를 유지하면서 변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울산에 주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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