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두산 김태형 감독, 선두로 올라서야 하는데...
두산 김태형 감독이 16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상념에 젖어있다. 2019.07.16.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문제는 화력. 강화 해법은?’

두산이 4월이후 시즌 두번째 3위로 추락했다. 키움이 2연승 하는 사이 KT에 2연패하며 17일 현재 57승39패로 2위 키움에 0.5게임차 뒤진 3위가 됐다. 페넌트레이스 대장정을 치르다보면 부침이 있게 마련이지만 이번 3위 추락은 의미하는 바가 심상치 않다. 일시적인 부진이 아니라 6월 이후꾸준히 침체분위기 속에 3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두산이 자랑하는 막강 화력이 물 먹은 솜처럼 무거워진 게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두산은 5월까지만 해도 SK와 선두 자리를 다퉜다. 하지만 6월 이후 SK가 약진하는 사이 5할 승률 유지에 머물더니 끝내 3위로 내려앉았다. 6월 13승12패, 7월에도 7승6패로 월별 승률 5위에 머물렀다. 그 사이 SK와 키움은 선전을 거듭했다. 선두 SK와 격차는 벌어졌고 한참 뒤처져 있던 키움에 끝내 2위 자리를 허용했다. 이미 지난 12일 한 차례 2위 자리를 내준 적이 있는데 불과 5일만에 다시 3위로 밀려났다.

두산은 올시즌 팀타율 0.269로 전체 5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팀타율이 무려 0.309나 됐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반발력을 낮춘 공인구의 영향으로 타고투저가 투고타저로 바뀐 가운데 모든 팀들의 공격력이 떨어졌지만 두산의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더 크다. 특히 6월 이후 38경기 팀타율은 0.262(7위)로 더 좋지 않다. 조금 회복세를 보이는듯하다 잠실 KT전에서 또 다시 침묵세로 돌아섰다.

단순히 팀타율만 낮은 게 아니다. 이 기간 팀홈런은 16개, 팀도루는 15개를 기록했는데 모두 10개 구단 중 최소기록이다. 반면 병살타는 31개로 10개 구단 중 NC와 함께 가장 많다. 기본적인 안타와 장타생산이 떨어지니 득점력도 뚝 떨어졌다.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기동력과 다양한 작전으로 분위기 전환을 모색하기도 하는데 최소도루와 병살타에서 보듯 기동력이나 작전야구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김태형 감독은 기본적으로 공격적인 야구를 선호한다. 세밀한 작전에 의해 경기를 풀어나가기 보다는 선수들을 믿고 맡기며 큰 그림을 그려가는 스타일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두산 타선은 타석에서 가장 싸움을 잘 하는 선수들로 평가됐다. 볼카운트에 따라, 주자 상황에 따라 풀스윙을 할 때와 팀배팅을 할 때를 선수들 스스로 조절할 줄 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하위 타선 가릴 것 없이 물흐르듯 이어지는 타선 연결은 최고였고 장타력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팀타선이 동반 침체에 빠졌다. 주포 김재환은 장타력이 반감됐고 하위타선의 싸움닭인 주장 오재원은 끝모를 부진속에 헤매고 있다. 초반 부진했던 오재일, 김재호가 타격감을 회복해 선전하고 있지만 타선이 여전히 엇박자를 내고 있다. 외부 환경은 반발력이 낮아진 공인구, 넓어진 스트라이크존 등의 영향으로 바뀌고 있는데 선수들은 적응은 더디다. 이럴 땐 벤치의 힘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지만 감독은 여전히 선수들을 믿고 그들 스스로 헤쳐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전반기를 마치는 시점에도 아직 궤도를 못 찾은 느낌이다.

김 감독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작년에 비하면 성적이 나쁘지만 선수들의 컨디션을 봤을 때는 잘 하고 있다. 큰 부상 없이 전반기를 마치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지금은 좀 좋지 않아도 후반기엔 분명히 치고 나갈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올스타 브레이크기간 동안 잘 준비해서 후반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시즌 프로야구는 역대 가장 일찍 시작했고 올스타브레이크는 늦어졌다. 이제 전반기를 마치지만 사실상 시즌의 3분의 2 정도를 소화했다. 두산이 후반기 남은 47경기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지켜볼 일이다.

white@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