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혜리 기자]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손보사의 상반기 실적과 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보험료 인상이 어려워 당장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눈치다.

금융감독원이 2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손해보험사 경영실적(잠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손보사 당기순이익은 1조48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5%(6219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상장 손보사의 실적을 살펴보면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 42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급감했다.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은 36.1% 하락한 1639억원, DB손해보험은 31.3% 줄어든 2063억원이었다. 한화손해보험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5.4% 감소한 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1361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늘어 상장사 중에는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경영실적이 발표된 이후 상장사들의 주가도 연중 최하 수준이었다. 대장주인 삼성화재의 주가는 실적 발표인(9일) 이후인 지난 14일 연중 최저가인 22만2500원을 기록했다. 현대해상, DB손보, 한화손보의 주가도 8월 실적 발표 후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소폭 흑자를 기록한 메리츠화재의 주가도 지난 28일 연중 최저가를 경신했다.

업계는 실적과 주가 급락의 고질적인 원인으로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 사업비 증가를 꼽았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의 경우, 5대 손보사의 손해율은 84.7~91.4%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두 차례나 올린 차보험료의 연내 추가 인상이 힘들 것이라고 봤다. 차보험은 의무보험인 데다 소비자물가지수 산정에 포함돼 보험료를 올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손보험 손해율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5대 손보사의 손해율은 115.8~147.4%로 지난해 말 104.1~134.4%보다 악화됐다. 100만원을 보험료로 받아 134만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다는 의미다. 문재인 케어에 따른 실손보험 청구 의료비가 급격히 늘고 있어 보험사의 비급여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는 데 따른 것이다.

판매사업비에서의 손실 증가도 하반기 실적‧주가 반등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손보사들은 상반기 장기보험에서 2조1263억원 손실을 냈다. 이는 판매사업비가 전년 동기보다 5546억원(9.8%) 늘어난 데 기인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을 위해 독립보험대리점(GA)에 과도한 시책을 지급하고 출혈 경쟁에 신상품 프로모션비용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구조상의 문제로 당장 손익 악화를 개선할 수 없지만, 사업비 효율화를 하반기 대안으로 내세웠다. 금융당국이 보험사업비·모집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한 데 따라 과도한 판매사업비 지출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보험료 인상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실적이 워낙 안 좋았고,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 이슈는 단기간에 핸들링하기 어려운 만큼, 최후의 방법으로 보험료 인상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상반기에 비해 손해율이 감소할 수 있지만 신계약 경쟁이 지속돼 사업비율은 하반기에도 상반기보다 개선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 위험손해율의 개선 징후도 당장 나타나지 않는 데다, 하반기 매각이익도 이는 보험영업이익 손실을 일부 막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kooill9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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