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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주류 온라인 판매문제를 놓고 찬반 양론이 부딪히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차별을 없애자는 주장이 나오자 대규모 수퍼마켓, 편의점 등 영세 중소유통상인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온라인쇼핑협회는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온라인 주류 판매 확대에 관한 대한유통산업연합회의 규제개혁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와인을 포함해 도수가 낮은 ‘저도주’를 중심으로 온라인 주류판매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온라인쇼핑협회와 수제맥주 업계는 판매처 확대를 위해 “온라인 주류 판매 규정이 신(新)사업을 가로막고 있다”며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현재 국내 주류시장은 연간 14조원 규모로 이중 소매점별 판매량 기준 수퍼마켓이 40%, 편의점 33%, 대형마트(SSM포함) 27% 등으로 중소상인들의 비중이 높다. 소비량 기준으로는 맥주 45%, 소주 27%, 막걸리 5%, 와인·청주·위스키 등 기타 23% 수준이다.
주류의 온라인 판매는 국민편의와 전통주 진흥차원에서 전통주(경주교동법주, 조옥화, 안동소주, 문배주, 두견주 등)에 한해 2017년 7월부터 허용하고 있으며, 전통주 전체 주류시장의 0.3%(약 450억원) 수준으로 비중이 크지 않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 등 해외에서는 맥주와 와인의 온라인 판매도 가능하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차별을 없애고 소비자가 더 싼값으로 와인을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수퍼조합은 주류 온라인 판매가 전 종류로 확대되면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와 함께, 매출의 상당 부분을 주류 판매 수입에 의지하는 수퍼마켓이나 편의점 등 영세 중소유통상인들의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며 주류 온라인 판매를 현행처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길 수퍼조합 이사장은 “국민편의와 규제완화를 명분으로 모든 주류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한다면 이에 수반되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국민 건강은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라며 “대규모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주류판매 증가 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주류 판매 수입에 의지하는 수퍼마켓, 편의점 등 영세 중소유통상인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업체는 판매 채널 확대를 환영하지만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통주(국내 탁주 및 약주 제조업) 시장 규모는 2011년 4432억원에서 2015년 3538억원까지 감소했다가 2017년 전통주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면서 3541억원, 2018년 3593억원으로 늘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관련 논의는 지속적으로 있었으나 온라인 판매 확대는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며 “술은 철저한 자가 검열이 필요한 사업이라 판단해 무알콜 카테고리 확대 등에서는 기회가 있으나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안은 철저하게 피해야 하는 부분이고 온라인 판매가 된다하더라도 판매 과정에서 구매자를 명확하게 파악한 후 진행돼야 실현 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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