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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故김성재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은 끝내 파헤칠 수 없는걸까.
지난 1995년 너무 일찍 생을 마감한 가수 김성재. 그가 세상과 팬들의 곁을 떠난지 24년이 됐지만 여전히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비보가 들렸을 당시, 김성재의 죽음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의 사망은 팬들에게는 미제사건처럼 아픈 상처로 남아있다.
여기에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가 나섰다.탐사보도 프로그램인 ‘그알’은 ‘28개의 주사흔적 미스터리’라는 부제로 김성재 사망사건을 둘러싼 의혹들을 제기할 예정이었다. 이미 지난 8월 예정됐으나 김성재의 전 연인 김모씨 측이 제기한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방송이 불발됐다. 이에 분노한 대중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방영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20만이 넘는 참여가 이뤄졌다. 김창열, 채리나, 김송 등 김성재의 동료들도 독려했다.
제작진 측도 유감의 뜻을 비추며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로부터 4개월만에 ‘그알’은 다시금 문을 두드렸다. 21일 다시 방송을 잡았던 것. 앞서 선공개된 예고편에서는 ‘그가 죽은 이유는 무엇인지, 왜 죽어야만 했는지, 우리는 그것이 알고싶다’라는 자막과 함께 방송을 예고했다. 과거 김성재가 사망했을 당시 오른팔에 수십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있는 등 몇가지 의혹들이 있었다. 오른손잡이였던 김성재인데, 주삿바늘 자국 역시 오른팔에 있었기 때문. 김성재가 스스로 주입했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에 사망 현장에 함께였고 약국에서 동물 마취제를 다량 구입했던 전 연인 김모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다. 하지만 끝내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김모씨 측은 한 매체를 통해 “언급되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제대로 살 수조차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대중은 무엇이 그리도 두렵기에 방송까지 막아섰냐는 입장이다. 억울함이 있다면 오히려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음에도 막아서기에 바쁜 형국이다.
또 방송금지가처분이 인용된 것 자체만으로도 방송역사상 이례적인 사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결국 ‘그알’의 두번째 도전도 무산됐다. 다시금 재판부는 방송금지를 명했고, 끝내 방송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알’은 멈추지 않았다. “포기 않겠다”던 배정훈PD의 말처럼 정면승부를 택했다. MC인 김상중은 21일 방송에서 “법원의 결정으로 방송을 전해드리지 못하게 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사과하며 “이 사건에 대해 알고있는 분들의 제보가 이어졌고, 그 제보 속에서는 사망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법원에 방송영상 편집본과 대본까지 제출했지만 김씨에 대한 인격과 명예 훼손으로 보고 진정성까지 의심한 부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날 방송은 김성재 편 대신 ‘문경 십자가 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사건’ 등 과거 방송 내용들의 에피소드들로 채워졌다. 미제 사건들로 이뤄진 에피소드들로 애청자들 사이에서는 김성재 편에 대한 의문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 아니냐고 풀이되고 있다. ‘그알’식 메시지인 것. 앞서 김상중은 ‘그알’ MC를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으로 김성재 편 불발을 꼽을 정도로 모두가 염원했지만 연이은 불발로 아쉬움을 남긴다.
이에 대해 ‘그알’ 측은 “안타깝다. 하지만 법원에서 내린 결정인만큼 당장 어찌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노력은 계속 할 것”이라며 “제보를 받겠다고 선언한건 아니지만 좋은 제보가 있다면 받을 의향이 있다. 정상 방송을 위해서도 노력을 이어갈 터다. PD 협회 차원에서도 입장이 나갈 예정”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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