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코로나발 축구 이적시장 찬바람을 예고하는 것일까.
선수 이적과 가치를 주로 다루는 ‘트랜스퍼마르크트’는 9일(한국시간) 최근 업데이트 자료를 공개하면서 선수 몸값이 코로나19 여파와 맞물리며 전 세계적으로 90억 유로(12조 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극심해지면서 전 세계 주요 리그가 중단되거나 아예 개막도 하지 못하면서 구단 재정난이 심각 수준에 이르렀고 일부 구단은 파산 위기에 몰렸다. 자연스럽게 올 여름과 겨울 이적시장은 물론 향후 몇 년 간 주요 빅클럽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다. 거액 이적료를 등에 업은 빅네임을 중심으로 다수 선수 이적 계획에 혼선이 발생하리라는 견해가 많다.
얼어붙은 시장 상황은 ‘트랜스퍼마르크트’ 자료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세계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킬리앙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의 가치도 기존 2억 유로(2650억 원)에서 1억8000만 유로(2400억 원)로 떨어졌다. 브라질 간판스타 네이마르(피리 생제르맹)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도 나란히 1억6000만 유로(2100억 원)에서 1억2800만 유로(1700억 원)로 하락했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도 1억4000만 유로(1850억 원)에서 1억1200만 유로로 약 20% 감소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큰돈이 오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만 20억 유로(2조6500억 원)의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토트넘에서 뛰는 ‘아시아 선수 최고 몸값’ 손흥민도 지난해 12월 8000만 유로(1050억 원)로 평가받으면서 ‘꿈의 1000억 대열’에 지속해서 이름을 올렸지만 이번에 20% 감소, 6400만 유로(850억 원)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순식간에 200억 원이 증발한 것이다. 팀 동료인 해리 케인도 1억5000만 유로(1900억 원)에서 1억2000만 유로(1600억 원)가 됐다. 물론 ‘트랜스퍼마르크트’의 가치 지표가 이적시장에서 통용하는 적확한 자료는 아니다. 하지만 선수 나이와 계약기간, 활약, 이전에 매겨진 이적료 등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현재 가치를 산출하기 때문에 다수 리그와 구단에서도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지난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 데뷔한 손흥민만 하더라도 당시 15만 유로(2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 이후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몸값 고공비행을 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가치 하락이 됐는데 코로나 여파를 실감하게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소(CIES)는 6월까지 주요 리그가 정상화하지 않으면 유럽 5대 리그(스페인·잉글랜드·독일·이탈리아·프랑스) 선수 가치 총액의 28%인 12조 6000억 원이 증발하리라 전망했다. FIFA에 따르면 지난 1월 1~31일 전 선수 국제 이적으로 발생한 금액은 11억 5000만 달러(1조 3576억 원)로 전년 대비(11억 달러) 4.3%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4108건의 이적이 발생했는데 5대 리그에서 전체 이적의 14.1%인 580건이 이뤄졌다. 그런데 이적료 총액에서 무려 71.8%에 해당하는 8억 2460만 달러(약 9738억 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6억 4600만 달러) 27.6% 증가한 수치인데 그만큼 비중이 크다. 다만 향후 코로나 사태를 가늠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5대 리그 구단은 지갑을 닫고 보자는 분위기. 이런 가운데 선수 가치 하락 지표까지 공개되면서 이적시장은 그야말로 빙하기가 예상된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