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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알리, 윤도현, 윤종신, 장필순(위부터). 사진| 경기도문화의전당, 조혁준 포토그래퍼

[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아침이슬’ 발표 50년을 기념하는 가수 김민기 트리뷰트 앨범 2차 음원이 오늘(14일) 선보인다.

<‘아침이슬’ 50년 김민기에게 헌정하다>의 두 번째 파트에 담긴 알리의 ‘상록수’, 윤동현의 ‘새벽길’, 윤종신의 ‘주여 이제는 여기에’, 장필순의 ‘작은 연못’ 등의 음원이 14일 정오 공개된다. ‘아침이슬’ 발표 50년을 기념해 한국 문화계의 거목 김민기에 헌정하는 트리뷰트 앨범 <‘아침이슬’ 50년 김민기에게 헌정하다>의 두번째 파트 음원이다.

‘상록수’는 김민기가 1977년 제대 후 부평 근처의 공장에 취직, 노동자들을 모아 새벽마다 공부를 가르칠 때 노동자들 상당수가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살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이들의 합동 결혼식을 주선하고 축가로 불러준 노래다. 특히 이 곡은 1978년 양희은의 음반에 작사, 작곡자의 이름이 바뀌고 ‘거치른 들판에 푸르른 솔잎처럼’이라는 제목으로 실리기도 했지만, 이후 공익 광고, 캠페인 송으로 나오기도 했다.

‘상록수’를 부른 알리는 “윤일상 선배님과 함께한 이 작업은 실의에 빠져 있는 요즘, 더더욱 필요한 가사가 아닌가 느끼며 녹음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부른 버전을 들으실 때 푸르른 그곳이 눈에 그려 지셨으면 좋겠다, 소중한 솔잎이 큰 숲이 되는. 영광의 자리에 불러주셔서 참 감사드린다”며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라고 소감을 전했다.

‘새벽길’은 김민기가 다니던 서울대 미대 정문 옆 조그만 구두 수선방으로부터 비롯됐다. 이 곡을 부른 윤도현은 “‘새벽길’은 선생님의 수많은 곡들과는 색깔이 좀 다른 곡이라 생각한다. 이 곡을 진한 블루스로 만들고 싶었고 이 분야의 대가인 서우영 형에게 편곡과 연주를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대 이상으로 편곡과 기타 연주가 완성되었다, 어쿠스틱 기타 한 대뿐인 편곡이지만 너무 좋았다”며 “이제부터 내가 자주 부르고 싶은 곡 리스트에 ‘새벽길’이 추가됐다”고 덧붙였다.

‘주여 이제는 여기에’는 김지하의 희곡 ‘금관의 예수’ 도입부에 나오는 시를 토대로 작곡한 곡이다. 1978년 김민기의 작품으로 구성된 양희은의 앨범이 발매되자마자 수록곡 ‘늙은 군인의 노래’가 금지되고 앨범이 판매금지됐다. 이후 ‘늙은 군인의 노래’ 대신 ‘주여 이제는 그곳에’라는 제목으로 가사를 바꾸어 수록되면서 재발매됐다.

윤종신은 “나와 함께 김민기 형님을 존경하는 기타리스트 조정치와 같이 작업했다. 분노가 가득하다고 느껴지는 요즘, 누그러진 마음과 관용을 갖길 바라는 마음으로 불러보았다”고 밝혔다.

‘작은 연못’은 1970년대 초반의 포크송 선풍 속에서 양희은의 노래로 널리 알려진 김민기의 대표곡 중 하나다. 반전과 평화에 대한 문제의식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상징적인 가사가 돋보인다. 장필순은 트리뷰트 앨범에 프로듀서로 참여한 조동익과 함께 밝힌 소감에서 “서로 만나기도 힘든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다시 한번 우리 마음이 모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주신 김민기 선배님의 소중한 음악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아침이슬’ 50년 김민기에게 헌정하다> 음원은 4주간 공개한다. 지난 6일 메이트리, 유리상자, 이날치, NCT 태일, 한영애의 1차 음원이 공개됐고, 앞으로 권진원(듀엣. 황정민), 노래를찾는사람들, 박학기, 레드벨벳 웬디, 이은미, 정태춘, 크라잉넛 등의 곡이 추가로 발표된다. 마지막 4주 차에는 참여 가수 모두가 함께 부른 ‘아침이슬’도 만날 수 있다.

음원 공개를 마친 뒤 7월에는 CD로 발매되며, 8월 이후에는 LP로도 출시된다. 또한 오는 20일 방송하는 KBS1 ‘열린음악회’ 김민기 특집편 방송과 트리뷰트 콘서트도 이어진다. 코로나19로 인해 콘서트는 9월 이후 실내 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아침이슬’ ‘친구’ 등이 수록된 앨범 ‘김민기’는 1971년 발표돼 이후 ‘상록수’ 등 김민기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대중문화를 넘어 한국 젊은이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는 매개체가 됐다.

김민기는 90년대 이후 극단 학전을 설립, 뮤지컬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다. 트리뷰트 앨범에는 학전 공연장을 거친 후배 가수들을 비롯해 학전 뮤지컬 무대에 섰던 설경구 김윤석 장현성 조승우 등의 배우들을 대표해 황정민도 가창에 참여했다. 조동익 윤일상 박인영(스트링) 등 시대를 빛낸 뮤지션들이 편곡을 맡았다.

이번 트리뷰트 앨범은 경기문화재단의 ‘경기 컬쳐 로드’ 사업의 일환으로 강헌 대표이사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장이자 성공회대 교수인 김창남을 비롯해 한영애와 박학기(총감독), 작곡가 김형석(음악감독) 등이 중심이 된 ‘아침이슬’ 50주년, 김민기 헌정사업추진위원회가 지난해부터 기획해 왔다.

트리뷰트 앨범 외에 김민기 동요 음반 제작과 트리뷰트 전시도 열린다. 김민기는 수많은 동요를 작곡하고 아동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김민기의 예술과 정신에 영향 받은 시각예술 분야 작가들이 오마주 전시회를 10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개최하고 있다.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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