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박현진기자] 국내 대기업 총수들의 세대교체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기업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총수 일가의 자녀 세대가 보유한 주식 비중이 2년 사이에 10%p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고 이건희 회장의 주식 상속이 이뤄진 삼성을 비롯해 롯데, 신세계, 한국타이어 등대기업 총수들의 자녀 세대 주식 가치 비중은 두 자릿수로 상승해 승계작업이 본격화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EO스코어는 총수가 있는 국내 60개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2019년부터 올해까지 총수 일가 보유주식 가치를 조사한 결과 총수 일가의 자녀 세대 주식가치 비중은 올해 10월 43.6%로 2019년 말의 33.9%보다 9.7%p 늘어났다고 27일 밝혔다.

삼성그룹은 지난 4월 이건희 회장의 주식 상속으로 자녀 세대의 주식가치 비중이 2019년 말 34.3%에서 72.9%로 38.6%p 높아져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삼성 총수 일가 5명의 주식가치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남매가 보유한 주식가치 비중을 계산한 것이다. 삼성에 이어 롯데(29.1%p↑), 신세계(21.2%p↑), 한국타이어(18.9%p↑), LS(15.8%p↑), KCC(12.5%p↑)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7월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주식 상속이 이뤄지면서 2019년 70.9%에서 2021년 100%로 높아져 자녀 세대로의 주식 승계 작업이 마무리됐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이명희 회장이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에게 이마트와 신세계 주식 각 8.22%를 증여해 자녀세대의 주식가치 비중이 2019년 46.7%에서 올해 67.9%로 늘었다.

자녀세대의 주식가치 비중이 1세대(창업 세대)를 넘어선 그룹은 총 46곳으로 전체의 76.7%를 차지했다. 2세대의 주식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그룹은 현대자동차, SK, 롯데, 현대중공업 등 28곳이었다. 3세대 비중이 50%를 넘어선 곳은 삼성, 한화, GS, 신세계, CJ 등 16곳이며 4세대는 LG, 두산 등 2곳으로 각각 집계됐다.

개인별 보유 주식가치 순위를 보면 이재용 부회장이 13조6144억원(22일 현재)으로 2019년 대비 6조2627억원 늘어나 1위를 유지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보유 주식가치는 10조5667억원으로 2위였다. 3∼5위에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9조8937억원)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6조7580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6조2708억원) 등 삼성그룹 일가가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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