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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2075년 지구, 등급표에 따라 물을 배급받고 그 마저도 깨끗한 물은 고갈되어 가고 있다. 거대한 흙무덤이 된 한강을 뒤로한 채 지금은 폐쇄된 달기지에 공유와 배두나가 탑승한 우주선이 도착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올 하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인 한국형 SF ‘고요의 바다’가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동시 공개된 가운데, 미궁 투성이인 발해기지의 비밀이 한겹한겹 실체를 드러내는 흥미진진한 전개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총 8개의 에피소드가 공개된 ‘고요의 바다’는 묵직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베일을 벗었다. 5년전 방사능 유출사고로 대원 전원이 사망하고 폐쇄된 달기지 ‘발해기지’에서 중요한 샘플을 회수해오라는 임무를 띈 대원들은 미션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기기 이상으로 달 표면에 비상착륙하는 사고로 유일한 발해기지 근무자가 사망했고, 벼랑 끝에 걸린 우주선마저 추락하며 ‘우주선 없는 우주인이 된 것’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풀 한 포기 없는 회색 빛 달과 불꺼진 발해기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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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선이 오기를 기다리며 수상하기 짝이 없는 발해기지를 탐색하지만 정체불명의 시신들은 의혹만 더했다. 방사선 유출로 사망한 줄 알았던 그들이 물 한방울 없는 그곳에서 마치 익사체같은 모습으로 죽어있었기 때문.
어째서 그들이 익사했는지, 또 초록빛을 내는 샘플에 담긴 물체는 과연 무엇인지, 이 물체를 가지고 발해기지의 사람들은 어떤 연구를 진행했는지, 한발 한발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가는 숨막히는 전개가 이어진다.
프로젝트 총괄 최국장(길해연 분)이 모든 정보를 통제한 상황에서 발해기지의 핵심 연구원이었던 언니 송원경(강말금 분)의 사망이유에 다가서는 송지안(배두나 분), 딸을 살리기 위해 물배급표 승급이 필요한 한윤재(공유 분), 발해기지를 떠도는 죽음의 비밀을 풀어내는 의사 홍닥(김선영 분), 특수요원 공수혁(이무생 분)과 윤태섭(이준 분) 엔지니어 공수찬(정순원 분) 조종사(김썬 분) 등도 차례로 죽음의 희생양이 되어간다.
앞서 한국형 SF로 첫선을 보인 ‘승리호’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연상시키는 유쾌한 코믹액션물이었다면 ‘고요의 바다’는 훨씬 깊은 밀도를 가져가는 심리 스릴러다. 발해기지의 존재 이유였던 ‘월수(月水)’의 충격적 비밀과 샘플을 노리는 또다른 생명체의 등장 등이 극의 클라이막스를 압도한다.
무엇보다 복잡한 미로 구조의 발해기지 내부에서 펼쳐지는 추격전과 미스터리 워터 ‘월수’의 변화무쌍한 해석이 심장을 쫄깃하게 한다. 막막하고 캄캄한 달 위에서 죽음의 공포와 싸우는 이들의 분투를 치밀하고 섬세하게 그려낸 최항용 감독의 연출력도 인상적이다.
이번 작품은 정우성, 이정재가 설립한 매니지먼트사 아티스트컴퍼니의 콘텐츠제작사 아티스트스튜디오가 선보이는 첫 작품이다. 최근 모바일게임 명장 컴투스가 총 1050억원에 아티스트컴퍼니와 아티스트스튜디오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탄탄한 자금력까지 확보했다.
더구나 인수사인 컴투스의 위지웍 스튜디오는 컴퓨터그래픽 및 VFX(특수효과)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회사다. ‘승리호’도 위지웍에서 특수효과를 담당한 바 있다.
향후 플랫폼 시장을 압도할 SF대작 생산에 첫 깃발을 꽂았다는 점에서도 ‘고요의 바다’의 도전은 의미심장하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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