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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배우근기자] 올해 취임한 KBO 정지택 총재는 리더십을 잃은 모양새다. 리그 중단에 개입한 의혹으로 이미 레임덕에 빠져버렸다. 야구가 스톱되며 직격탄을 맞은 중계방송사는 KBO에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팬들은 원성을 쏟아냈다.
아직 정 총재는 팬들의 요구에 귀를 닫고 모 구단의 이익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벗지 못한 상태다. 특정 그룹에서 매년 수 억 원대의 고문료를 받은 점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정 총재의 임기가 아직 2년이나 남았다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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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이 레임덕에 빠지며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KBO의 행보 역시 지지부진하다. 정 총재는 1년 전 취임 일성으로 전문 경영인을 자처했지만 리그 산업화는 여전히 멀기만 하다. 총재 후보 추천위원회와 밀실 집단인 KBO이사회를 견제 할 사외이사 도입 논의도 아직이다.
총재 후보 추천위원회와 사외이사 제도는 KBO을 투명하게 만들고, 능력있는 수장을 뽑기 위해 꼭 필요한 시스템이다. 안되면 총재 공모제라도 서둘러야 한다. 어느 곳이든 낙하산 인사는 조직을 망치는 최악의 선택지다.
지금처럼 총재가 레임덕에 빠지면, 남은 임기동안 KBO 조직은 더 망가질게 뻔하다. 특정 구단을 편드는 일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사장단으로 구성된 이사회 멤버 몇몇도 총재에게 등을 돌렸다는 후문이다.
방향타를 상실한 KBO는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할 것이며 그 피해는 결국 야구 종사자와 팬들에게 돌아갈게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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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타래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면 이를 끊어낼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된다. 이를테면 SSG 정용진 구단주와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 각 구단과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는다면 충분히 KBO를 개혁할 수 있다.
MLB엔 구단주 출신 커미셔너가 있었다. 버드 셀리그는 밀워키 브루어스 구단주 출신으로 1992년부터 2015년까지 23년간 커미셔너로 일하며 굵은 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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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직기간 동안 4개 팀(콜로라도,마이애미,애리조나,탬파베이)이 추가되며 30개 구단체제를 완성됐다. 와일드카드 제도를 도입했고 인터리그도 신설했다. 또한 야구세계화를 위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창설했다. 특히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홈페이지를 MLB닷컴 하나로 통합해 마케팅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
물론 금지약물 스캔들에 대한 미흡한 대처, 밀워키에 대한 편애 등에 대한 비판도 있다. 그럼에도 지난 2016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며 명 커미셔너의 마지막 역사를 남겼다.
KBO리그에도 시대의 화두인 공평·공정의 기반에서 팬퍼스트, 리그 저변확대, KBO닷컴 발족, 그리고 KBO조직의 투명화를 이뤄낼 인물이 등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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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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