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이병근
이병근(왼쪽) 수원 삼성 감독과 정승원.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김천=김용일기자] “도대체 왜 그런 말이 나오는 거냐.”

기다렸다는 듯 정승원(25·수원 삼성)은 이병근 감독과 불화설 얘기가 나돈 것에 이렇게 말했다. 정승원은 지난 27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끝난 2022 대한축구협회(FA)컵 3라운드(32강) 김천 상무와 원정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감독과 불화설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정말 강력하게, (감독과) 화해할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건하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고 지난 18일 이 감독이 수원의 새 수장으로 부임한 소식이 전해진 뒤 다수 축구 커뮤니티에서는 이 감독과 정승원의 불편한 재회가 관심사였다. 수원에서 선수와 코치를 경험한 이 감독은 2020~2021년 대구 감독직을 맡았다. 정승원은 대구FC 핵심 공격수로 뛰었는데, 구단과 계약 문제를 비롯해 거리 노마스크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이때 이 감독이 “프로답게 행동하라”는 쓴소리했는데, 다수 팬은 이런 과정에서 둘 간의 갈등이 생겼을 것으로 예측했다. 뜻밖에 수원에서 다시 사제 연을 이어가게 됐으니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이 감독은 수원 지휘봉을 잡은 뒤 정승원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수원 사령탑 데뷔전이던 김천전을 앞두고도 정승원을 선발진에 뒀다. 그러면서 “(정)승원이가 튀는 행동은 하지만, 경기장에서 매우 진지하고 열정적이다. 난 그런 장점을 잘 끌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대대로 정승원은 이 감독의 사령탑 데뷔골을 책임졌다. 이 감독은 박 감독 체제에서 시행한 수비 지향적 스리백에서 벗어나 이날 공격적 포백을 들고나왔다. 그리고 전반 9분 만에 이 감독이 지향한 ‘티키타카’로 선제골이 만들어졌다. 유제호의 드리블 돌파에 이어 전진우, 그로닝의 연계를 거쳐 정승원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오른발로 골문을 갈랐다. 수원은 이날 후반 동점골을 내줬으나 연장을 거쳐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기며 4라운드에 올랐다.

‘수원 이병근호’에서도 제 역할을 해야 할 정승원이 골 맛을 본 건 매우 큰 수확이었다. 그는 “(이병근) 감독과 평소 연락을 잘하고 지냈다. 별문제가 없는데 그런(불화설) 얘기가 나와서 당황스러웠다. 그런 식으로 몰아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나를 비롯해 선수들이 감독의 새 전술을 믿고 잘 따른다”며 수원의 명가 재건에 온 힘을 쏟을 것을 다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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