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는 나지완
KIA 나지완이 7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전을 앞두고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큰 추억을 선물한 선수다.”

KIA 프랜차이즈 최다 홈런(221개) 기록 보유자 나지완(37)이 14년간 입은 유니폼을 반납했다. 나지완은 7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홈경기에서 은퇴경기를 겸한 은퇴식을 치렀다. 유니폼 넘버 29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구단에 반납한 그는 “영원한 타이거즈맨으로 남겠다. 과분한 사랑, 반드시 보답할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나지완의 현역 마지막 모습을 전현직 은사들이 지켜봐 눈길을 끌었다. KIA 김종국 감독은 ‘원클럽맨’으로 선수에서 코치를 거쳐 감독에 취임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KT 이강철 감독 역시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투수 기록 대부분을 보유했던 대선배로, 초보 코치 때부터 신인 나지완과 한솥밥을 먹었다.

광주구장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중앙 출입구 위에 걸린 대형 현수막. 나지완의 과거와 현재가 담겨있다. 광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com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으로 각인된 나지완의 이미지는 전현직 은사들에게도 강하게 남아있다. 김 감독은 “화려하게 은퇴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선수”라고 말했다. 1996년 해태에 입단한 김 감독은 2009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현역 마지막 시즌을 통합우승으로 마무리하는 영광을 누렸는데 그 마지막 순간을 나지완이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했다.

김 감독은 “팀이 5위를 확정한 상태였다면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킬 예정이었다. (나)지완이에게도 그렇게 준비하라고 귀띔했다”며 “경기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최소 한 타석은 반드시 기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승과 함께 은퇴하는 건 쉽게 누릴 수 없는 영예다. 영광을 누리게 해 준 선수여서 애착이 갔다. 신인 때는 내 룸메이트이기도 했다”며 “은퇴하지만, 타이거즈맨이라는 자부심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자부심을 갖고 제2의 인생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롤링페이퍼
KIA 팬들이 7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중앙출입구 옆에 설치한 화이트보드에 이날 은퇴식하는 나지완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쓰고 있다. 광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2008년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 감독은 “입단했을 때 ‘타격 능력이 있는 친구’라는 생각을 했다. 함께 시즌을 치르면서 좋은 경험을 많이 안겨준 후배”라며 “보너스를 받게 해준 사나이 아닌가”라며 껄껄 웃었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나지완의 나이를 듣더니 “오래됐다. 세월 참 빠르다”고 잠깐 회한에 잠기던 이 감독은 “고생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성실하게 두 번째 인생을 잘 이어나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기전 열린 은퇴식에는 대졸 신인을 개막전 4번타자로 기용하는 파격으로 지금의 나지완을 탄생시킨 조범현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이 영상메시지로 고마움과 축하를 보냈다. SBS 이순철 해설위원도 참석해 뜨거운 포옹으로 제자의 앞길을 축하했다. 나지완은 “이 위원님은 타격 패러다임을 바꿔주신 분이다. 인&아웃 스윙을 장착하도록 도움 주신 고마운 분”이라며 “선동열 감독님도 모시고 싶었는데 무서워서 전화를 못드렸다”고 엄숙한 분위기를 밝게 띄웠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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