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예로부터 스타 PD의 덕목은 ‘시청률’이었다.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견인하고 높은 시청률로 광고수익을 안기는 PD가 최고의 PD로 꼽혔다.

최근에는 여기에 후배 PD 양성이라는 새로운 역할이 생겼다. 스타 PD 출신으로 자신만의 사단을 만든 나영석 PD 수하에서 경력을 쌓은 이진주, 양정우 PD가 새로운 스타 PD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키워낸 나PD의 리더십에 새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나영석 사단이 키워낸 이진주 PD는 올해 ‘환승연애’로 홈런을 쳤다.

그가 연출한 ‘환승연애’는 공개 직후부터 큰 화제를 모으며 13주 연속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차지했다. 지상파 채널, 종합편성채널과 각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결이 비슷한 유사연애 프로그램을 비롯, 자극적인 데이팅 프로그램을 쏟아냈지만 ‘환승연애’는 청춘남녀의 만남과 이별 사이 ‘설렘’이라는 정도(正道)를 걸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지난달 28일 최종회에서는 출연자 중 성해은-정현규, 이나연-남희두, 박나언-강태이가 최종 커플로 맺어져 화제성 지수까지 폭발했다. 콘텐츠 화제성 분석업체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지난달 11일 조사한 ‘TV-OTT 통합 화제성’순위에서 ‘환승연애2’는 8회 이상 1위를 기록했다.

고려대학교 출신으로 2011년 CJ E&M에 입사한 이 PD는 ‘부자의 탄생’, ‘완판기획’ 등을 거쳐 2013년 나영석 사단에 합류했다. 이서진을 납치한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등 나영석 팀의 주요 프로젝트를 함께 했다. 그는 2017년 tvN ‘윤식당’을 기획, 연출하며 스타 PD의 자질을 선보인 바 있다.

이 PD는 나 PD에 대해 “후배들의 자율성을 인정해주고 능력을 발휘하게 해주는 선배”라고 소개했다. KBS 출신으로 대중매체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나 PD는 “타깃 시청층이 아닌 부모님까지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의 중요성에 대해 후배들에게 설명했다고 한다.

과거 ‘꽃보다’ 시리즈의 성공 이후 비슷한 유사 여행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나영석 사단을 쫓아가지 못하는 건 대중의 마음을 읽어내는 선후배 PD들의 협업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유희열의 안테나 사단 러브콜 거절한 양정우 PD, BTS RM 출연 ‘알쓸인잡’ 연출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시리즈를 연출한 양정우 PD도 ‘나영석 사단’의 성골로 꼽힌다. 서울대학교 출신인 양 PD는 대학 시절 나영석 PD가 연출한 KBS2 ‘1박2일’ 시리즈에 반해 촬영지들을 찾아다닌 ‘성덕’(성공한 덕후) 출신이기도 하다.

‘신서유기’ 조연출을 거쳐 2016년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편을 통해 입봉한 뒤 ‘알쓸신잡’으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널리 알렸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유희열 안테나 대표는 예능 스튜디오 ‘안테나 플러스’를 설립하고 양 PD를 메인연출자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스포츠서울 보도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tvN 측의 만류로 결국 tvN에 남게 됐다. 이 과정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나 PD 등 선배 PD들이 적극적으로 양 PD를 설득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양 PD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 메인 MC로 참여하는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잡학사전’(이하 ‘알쓸인잡)으로 다음 달 2일부터 시청자들을 만난다. 국내외에서 가장 인기가 높고 이지적인 스타 RM이 메인 MC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기대가 높다.

이외에도 나 PD와 ‘스페인하숙’을 연출한 장은정 PD도 내년 방송을 목표로 ‘윤식당’ 후속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윤여정, 이서진, 박서준, 최우식, 정유미 등 나영석 사단을 중심으로 스케줄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잘자란 나영석 키즈들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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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티빙 ·스포츠서울DB,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