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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많은 이닝을 소화해줬으면 좋겠다.”
KIA 김종국 감독이 2023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영입된 두 외국인 투수에게 바라는 점은 하나다. 바로 ‘이닝이터’(평균 6이닝 이상 소화해주는 선수)다.
KIA는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2점대를 기록한 외국인 왼손 투수 션 놀린과 토마스 파노니를 과감히 교체했다. 대신 오른손 투수인 숀 앤더슨(29)과 아도니스 메디나(27)를 영입했다. 모두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구위형’ 투수다.
놀린과 파노니가 지난 시즌 많은 이닝을 버티지 못했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 놀린은 21경기 동안 124이닝을 소화했으니 한 경기 당 평균적으로 5.9이닝을 소화한 셈이다. 파노니도 14경기에 나서 82.2이닝을 버텼으니 한 경기 당 평균 5.87이닝을 소화했다. 6이닝에 가까운 기록이다.
그러나, 다른 구단 외국인 투수들과 비교해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키움과 재계약에 성공한 에릭 요키시는 지난 시즌 평균 6.17이닝을, SSG가 재계약하려고 했던 투수 월머 폰트가 6.57이닝을, 다승왕을 차지한 LG 케이시 켈리가 각각 6.15이닝을 던졌다. NC와 재계약 대신 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와 계약한 드류 루친스키는 6.23이닝을 던졌다. 이들에 비해 KIA의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들은 뒤쳐졌다.
단순히 교체 이유가 외국인 선발투수의 이닝 소화 능력 때문은 아니다. KIA 불펜진과 연계된 문제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KIA는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달성 경기에서 승률이 전체 9위에 불과했다. 퀄리티스타트를 한 경기 수도 64경기다. 이 부분 승률 1위 SSG가 78경기를 한 것에 비해 적은 편이다.
2022시즌 KIA의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은 4.70으로 전체 7위를 기록했다. 상위권 싸움을 하려면 막강한 선발 뿐만 아니라 불펜진도 강해야 한다. 선발이 퀄리티스타트를 해도 불펜진이 점수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타율 1위, 타점 2위였던 KIA로서는 막강한 화력에도 불구하고 5위에 머문 것이 아쉬울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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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일까. KIA는 최근 무적 신분인 투수 김건국과 김승현을 영입했다. 30대 선수 두 명을 영입한 이유는 중간계투의 선수층 강화다. 뿐만 아니라 FA(자유계약선수)로 LG에 이적한 포수 박동원의 보상선수로 좌완 불펜 김대유를 데려왔다. KIA의 불펜진 고민이 보인 지점이다. 김종국 감독 역시 ‘필승조 강화’를 이번 스프링캠프의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그렇다면 외국인 선발투수 앤더슨과 메디나는 긴 이닝을 던질 능력이 충분히 있는 선수일까. 두 선수 모두 최근 몇 년간 선발로 많이 뛰지 못했다. 앤더슨은 빅리그 통산 63경기에서 선발투수로 16경기에 출전했고, 마이너리그에서도 지난 3년 동안(54경기 15선발) 주로 불펜 투수로 나섰다. 메디나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뛰어본 경험(19경기 2선발)이 거의 없고, 지난해 18경기 중 2경기에만 선발 등판했다.
그러나 KIA는 앤더슨에 대해 빠른 투구 템포와 강력한 구위로 이닝 소화 능력이 좋다고 평가했다. 메디나에 대해서도 빠른 구속에도 제구가 안정적인 투수라고 평했다. KIA가 시즌 개막 전까지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강화해 지난 시즌 실패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낼지 지켜볼 일이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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