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기지개를 켠 축구국가대표 ‘클린스만호’가 출범 두 번째 평가전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겨뤄 아쉽게 한 골 차로 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FIFA랭킹 25위)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16위)와 3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에서 1-2로 패했다. 한국은 ‘클린스만 체제’에서 처음 치른 지난 24일 콜롬비아전에서 2-2로 비긴 데 이어 이날 패하면서 3월 A매치 2연전을 1무1패로 마감했다.
한국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만나 0-0으로 비긴 적이 있다. 4개월 만에 안방에서 리턴 매치를 치러 승리를 기대했으나 아쉬운 결과를 떠안았다.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한 클린스만 감독은 나흘 전 우루과이전(2-2 무) 선발 라인업과 비교해서 4명을 바꿨다. 황의조와 이강인, 이기제, 골키퍼 조현우가 새롭게 선발진에 가세했다.
최전방 원톱에 조규성 대신 황의조가 포진한 가운데 손흥민이 변함 없이 2선 중앙에 서면서 프리롤 특명을 받았다. 좌우 윙어로는 이재성과 이강인이었다. 황인범과 정우영이 허리를 지킨 가운데 포백은 이기제~김영권~김민재~김태환이다.
우루과이는 막시 고메스가 최전방에 섰고 파쿤도 토레스와 호나탄 로드리게스가 측면에 나섰다. 마티아스 베시노, 마누엘 우가르테, 발베르데가 2선에서 호흡을 맞췄다.
한국은 초반 고전했다. 우루과이는 킥오프 1분도 채 되지 않아 오른 풀백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가 공격에 가담해 위협적인 슛을 시도했다. 우루과이는 한국 공격수의 빠른 전진과 측면 공격을 제어하기 위해 2선과 3선 간격을 좁히면서 강하게 압박했다. 그리고 콜롬비아전을 분석한듯 한국 측면 뒷공간을 지속해서 두드렸다. 우가르테가 좌우로 길게 공을 뿌리면 토레스와 로드리게스가 빠른 돌파로 한국 수비진을 흔들었다. 발베르데는 2선 중앙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전반 6분 발베르데는 김영권이 머리로 걷어낸 공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왼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다. 골문 구석을 향했는데 한국 수문장 조현우가 몸을 던져 쳐냈다.
우루과이는 한국 문전을 흔들면서 코너킥을 지속해서 얻어냈다. 기어코 전반 10분 만에 발베르데가 차 올린 코너킥을 수비수 세바스티안 코아테스가 공격에 가담해 헤더 선제골을 터뜨렸다. 발베르데의 예리한 킥이 빛났지만 한국 수비진이 코아테스의 동선 놓친 게 컸다.
우루과이의 조직적인 압박에 좀처럼 전진하지 못한 한국은 ‘캡틴’ 손흥민과 ‘골든보이’ 이강인의 개인 전술로 조금씩 해법을 찾았다.
전반 12분 손흥민이 페널티에어리어를 파고들었고 뒤따른 황인범에게 공을 연결했다. 그러나 그가 우루과이 수비수를 제치려다가 슛 타이밍을 놓쳤다. 그러나 1분 뒤 한국의 첫 슛이 나왔다. 손흥민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강인이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절묘하게 돌아서 왼발 슛을 때렸다. 아쉽게 우루과이 수비 블록에 걸렸다.
그럼에도 손흥민이 볼을 간수하고 이강인이 좌우를 가리지 않고 폭넓게 움직이면서 우루과이 방어망에 균열이 생겼다. 한국이 공격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전반 24분 이강인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아 왼발 감아 차기 슛으로 이날 첫 유효 슛을 기록했다.
한국은 전반 34분 정우영이 부상을 입어 손준호와 교체돼 물러났지만 흐름을 잃지 않았다. 전반 41분과 추가 시간 오른쪽 측면에서 이강인이 현란한 기술로 우루과이 수비를 극복하면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그러나 손흥민의 킥이 수비 벽에 가로 막힌 데 이어 두 번째 프리킥에서도 이강인의 킥이 골키퍼 손에 걸렸다. 전반 막판 공격 주도권을 쥐며 몰아붙였지만 한끗이 모자라면서 상암벌에 탄식이 가득했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에 더 힘을 주며 우루과이를 몰아붙였다. 결국 킥오프 6분 만에 짜릿한 동점골을 해냈다. 이재성이 왼쪽에서 찔러준 공이 우루과이 수비수 맞고 흘렀는데 공격에 가담한 이기제가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침착하게 중앙으로 쇄도한 황인범을 보고 내줬다. 그가 달려들어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6만여 관중은 크게 환호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17분 우루과이 프리킥 상황에서 추가 실점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수비수 호아킨 피케레스가 왼발로 찬 공을 조현우가 쳐냈으나 베시노가 달려들어 밀어넣었다. 수비 집중력이 또다시 아쉬웠다.
다시 추격에 불을 지핀 한국은 후반 26분 코너킥 기회에서 수비수 김영권이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핸드볼 반칙이 선언됐다. 8분 뒤엔 황의조 대신 교체로 들어온 오현규가 왼발 논스톱 슛을 때렸으나 골문 오른쪽을 벗어났다.
오현규는 후반 38분 이강인의 왼쪽 크로스를 이어받아 절묘한 오른발 터닝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그러나 주심은 VAR를 거쳐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한국은 더는 추격하지 못했다. 우루과이가 막판 수비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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