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천안=정다워기자] 대한항공이 대역전극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3-25 13-25 25-22 25-16 15-11) 승리를 거뒀다. 두 세트를 먼저 빼앗겼지만 내리 세 세트를 가져오는 저력을 발휘, 역전승에 성공했다.

앞선 1~2차전을 모두 잡았던 대한항공은 3연승으로 여유롭게 챔피언에 등극했다. 정규리그 1위에 이은 통합우승이다. 그것도 세 시즌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지난해 여름 컵대회 우승에 이은 트레블이기도 하다.

경기 전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새로운 경기다. 마지막 볼이 코트 안에 떨어질 때까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오늘도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9개월간 우리 배구를 준비했다. 그걸 믿고 하면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방심을 경계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1~2세트를 빼앗기며 어렵게 경기의 문을 열었다.

1세트엔 22-22 동점으로 막판까지 치열하게 싸웠지만 오레올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세트포인트를 빼앗겼다. 이어 허수봉에게 실점하며 기선을 제압 당했다. 링컨이 90%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맹활약했지만 고르게 득점한 현대캐피탈과의 힘 싸움에서 밀리는 형국이었다.

2세트는 완패였다. 5-5 동점 상황에서 6연속 실점하며 흐름을 완전히 빼앗겼다. 중반을 지나면서 차이는 더 벌어졌다. 결국 반전 없이 세트스코어 0-2로 밀리고 말았다. 1세트와 달리 링컨이 3득점에 그쳤고, 세터 한선수도 난조에 빠지며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3세트 분위기는 달랐다. 세트 초반 접전 속 정지석의 서브가 터졌다. 현대캐피탈이 6-5로 앞선 상황에서 정지석이 연속으로 서브에이스를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스코어는 6-9가 됐다. 이후에는 대한항공이 주도권을 놓지 않은 채로 후반으로 흘렀다. 세트 막판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19-20에서 3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재역전에 성공, 경기를 뒤집었다.

3세트를 잡은 흐름은 4세트로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서브로 상대를 흔들며 초반 7-0까지 리드,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주인공이 바뀌었을 뿐 2세트와 유사한 분위기였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5세트를 준비하는 듯 허수봉과 오레올, 박경민, 김명관 등 주전 선수들을 일찌감치 빼는 선택을 했다. 대한항공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차이를 벌렸고, 여유롭게 세트스코어 동점을 만들었다.

운명의 5세트. 대한항공은 기세를 타며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2-1 상황에서 정지석의 서브에이스가 터지며 2점 차로 달아났다. 이후 곽승석이 블로킹, 서브에이스를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스코어는 7-4 3점 차가 됐다. 대한항공이 흐름을 잡는 순간이었다. 기세를 유지한 대한항공은 리드를 잘 지켜 경기를 끝냈다.

링컨은 무려 65%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4득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정지석도 서브에이스 5득점을 포함해 17득점을 책임지며 우승에 기여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1~2세트를 잡고도 뒷심 부족에 울었다. 시리즈 전적 3연패로 허탈하게 챔피언결정전을 마무리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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