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배우근기자] 그야말로 파죽지세(破竹之勢)다.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처럼 거칠것 없이 맹렬하게 진격한다. 더이상 진격할 곳이 없는 정상을 찍으며 4월 일정을 기분좋게 마무리했다. 올시즌 첫 리그 정상에 등극한 롯데가 그 주인공이다.
롯데는 30일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5-3으로 승리하며 8연승을 내달렸다. 지난 2010년 6월12일 한화전 이후 13년만의 8연승 달성이다. 무려 4705일만이다. 특히 롯데는 이날 승리로 14승 8패(승률 0.636)를 작성하며, SSG를 제치고 리그 1위에 자리잡았다. SSG(15승9패 승률0.625)는 두산에 0-2로 패하며 2위로 물러났다.
롯데는 지난 5년간 가을 문턱을 밟지 못했다.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시즌 초반에만 반짝하는 벚꽃야구를 지칭하는 ‘봄데’의 기억만 남았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투타 밸런스가 맞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불펜의 안정감이 돋보인다.
7연승 기간에도 29이닝 3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0.93으로 리그 1위의 짠물투구를 뽐냈다. 7연승 기간 선발투수진의 평균자책점은 3.08로 4위였다. 선발이 흔들려도 불펜이 승리를 지켜낸 것.
이어진 롯데의 8연승은 시즌 첫 만원관중(2만2990명)이 목격했다. 단단해진 마운드와 함께 타선도 힘을 내며 연승과 1위 등극을 만들어냈다. 사실 이날 롯데 타선이 넘어야 할 산은 높았다. 현존하는 리그최강 우완투수 안우진이 마운드에 서 있었기 때문.
그러나 롯데는 2회 안치홍의 볼넷과 폭투, 상대실책, 그리고 이학주의 안타를 묶어 만루를 만들어냈다. 이어 안권수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롯데 방망이는 안우진을 괴롭히며 1~2회에만 투구수를 40개 이상 넘기게 했다.
3회엔 전준우와 안치홍의 연속안타로 1점을 더 달아나며 안우진을 계속 흔들었다. 결국 롯데 타선은 안우진(5이닝 6안타 2실점 1자책, 투구수 90개)을 5회까지 강판시키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5회 3실점 하며 잠시 역전을 허용했다. 키움 이원석과 박찬혁에게 안타를 내주며 3점을 내줬다. 그러나 롯데 타선은 7회 바뀐 투수 김동혁 상대로 연속안타로 재역전의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2사 1,3루에서 상대 보크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날 경기의 분수령에서 레스와 전준우가 연속안타로 2점을 더 뽑아내며 5-3 역전에 기어코 성공했다.
승리 마무리는 불펜진이 맡았다. 필승 계투조인 구승민과 김원중이 각각 8회와 9회를 책임졌다. 구승민은 1안타를 맞았지만 실점없이 8회를 막았고, 김원중은 9회 등판해 키움의 세 타자를 깔끔하게 돌려세워며 2점차 승리룰 지켜내며 8연승을 완성했다. 롯데 선발 한현희는 4.2이닝 7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에선 리드오프 안권수가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고 결승타를 친 렉스를 비롯해 김민석, 전준우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롯데 승리로 끝난 이날 4월의 마지막 경기는 롯데 고공행진의 최대고비였다. 선발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한현희와 안우진. 그러나 롯데는 선발 매치업에서 열세인 경기에서 승수를 추가하며. 향후 5월의 기대감을 더 높이게 됐다.
한편 경기전 시구에 나선 여자프로농구(WKBL) 준우승팀 BNK썸 안혜지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투구판을 밟은 뒤 포수쪽으로 드리블 하듯 스텝을 밟았다. 그리고 야구공으로 농구처럼 슛을 던졌다. 야구공은 원바운드로 포수 유강남의 미트에 들어갔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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