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익산=김동영기자] 말 그대로 ‘어울림’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스포츠로 하나가 되는 장이 열렸다. ‘제2회 전국어울림생활체육대축전’이 전라북도 익산에서 개최됐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주최하고 전라북도장애인체육회 및 익산시장애인체육회가 주관하는 제2회 전국어울림생활체육대축전은 지난 9일 개막해 11일까지 진행됐다. 지난해 제1회 인천 대회와 비교해 규모가 커졌다.

대회 기간이 이틀에서 사흘로 하루 늘었고, 경기 종목도 7종목에서 8종목으로 한 종목 추가됐다. 참가선수단도 676명에서 1122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국 17개 시도 선수들이 참가했다.

또한 전국의 장애인체육을 전공하는 8개 대학교(백석대, 영남대, 순천향대, 서울대, 용인대, 나사렛대, 우석대, 한체대) 학생들과 일선 현장의 체육 교사도 경기에 참여해 함께하는 어울림의 의미를 더했다.

스포츠의 힘이다. 비장애인만 즐기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들도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된다. 여기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땀을 흘리며 화합의 시간을 보냈다.

이번 대회 처음 도입된 좌식 배구가 눈에 띈다. 총 18팀이 참가했다. 남자부 15팀, 여자부 3팀이다. 여자부는 풀리그로 진행됐고, 남자부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열렸다. 우승팀은 나오기 마련이지만, 순위는 어차피 의미가 없었다.

팀은 전체 엔트리 14명으로 구성되고, 코트에는 6명이 나선다. 장애인 3명, 비장애인 3명 조합을 이뤄야 한다. 앉아서 하기에 네트 높이가 낮다는 점만 제외하면 입식 배구와 다를 것이 없다. 공도 같은 것을 쓴다.

엉덩이를 코트 바닥에서 떼면 안 된다. ‘리프팅 반칙’이다. 아무래도 그렇다고 활동량이 적은 것도 아니다. 계속 움직여야 한다. 선수들끼리 끊임없이 대화가 오갔고, 파이팅을 외쳤다. 벤치에서도 계속해서 지시가 나갔다. “커버”, “막아” 등을 외치며 경기에 몰입했다.

이번 대회 심판위원장을 맡은 이정훈 대한장애인체육회 상임심판위원은 “입식 배구와 90% 이상 비슷하다. 입식 배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경기다. 심판들이 바쁘다. 공이 빠르게 오가다 보니 더 집중해야 한다. 리프팅 반칙을 잡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초로 장애인 심판도 배치됐다. 신재훈 심판과 전아현 심판이다. 지체장애가 있는 신재훈 심판은 일반 직장인인데 심판강습회를 수료하면서 심판으로 나서게 됐다. 청각장애가 있는 전아현 심판은 현재 한체대 학생이다.

신재훈 심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가 되어 뛰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모두 웃으면서 한다. 보는 나도 즐겁다”며 웃었다. 전아현 심판은 “처음이기에 좀 어렵기는 하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 보고 있으면 즐겁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정훈 심판위원장은 “장애인들이 뛰는 대회이기에 장애인 심판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주심과 부심을 보는 것은, 바쁘게 움직여야 하기에 쉽지 않다. 선심과 기록원 등을 보고 있다. 이번에는 2명이지만, 더 늘었으면 한다. 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치열했다. 남자부 결승에서 충남과 경기가 붙었다. 충남이 1세트를 따냈고, 2세트는 듀스 접전이 펼쳐졌다. 28-28에서 경기가 2점을 연달아 따내면서 30-28로 이겼다. 3세트에서 경기가 승리하면서 세트스코어 2-1로 정상에 섰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교감하고, 이해하는 자리. ‘어울림’이다. 모두가 “즐겁다”며 웃었다. 그러나 과제도 있다. 이런 자리가 더 많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정훈 심판위원장은 “좌식 배구가 처음 도입됐다. 홍보가 덜 된 감은 있다. 더 많이 알렸으면 한다. 나아가 현재 팀 구성이 만만치 않다. 선수 발굴이 어렵다. 활성화가 쉽지 않다. 그래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어울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의 경우 비장애인이 좌식 배구를 많이 한다. ‘장애인만 하는 것’이라는 편견을 깨야 한다. 이를 위해 더 많이 알려야 한다. 하기도 좋고, 보는 재미도 있다. 그렇게 많은 장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배구 동호인들도 좌식 배구 연습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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