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K콘텐츠의 잠재력에 비하면 지금까지 투자는 겉핧기 수준입니다. 4년간 한국시장에 25억 달러(약 3조 3천억원)를 투자할 예정이에요. 한국 관객들이 사랑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대로 만들 것이고, 그것이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한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믿어요.”
향후 4년간 한국시장에 25억 달러(약 3조3천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K콘텐츠의 우수함과 잠재력을 높이 샀다. 테드 서랜도스는 이 과정에서 넷플릭스가 K콘텐츠의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넷플릭스의 역할을 강조했다.
테드 서랜도스는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간담회에서 “넷플릭스 회원 60%가 K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으며 그로 인해 넷플릭스의 시청시간은 6배나 증가했다. 로맨스 장르의 90%는 한국 외 국가에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 글로리’, ‘지금 우리 학교는’은 넷플릭스 90개국 이상에서 탑10에 올랐다. 많은 이가 ‘오징어 게임’을 보고 사랑에 빠졌고, 내 아내는 ‘우영우’ 팬이다. ‘훌륭한 이야기는 어디서나 나올 수 있다’는 넷플릭스의 믿음을 한국만큼 잘 입증해준 나라는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미국 워싱턴에서 접견 당시 K콘텐츠 투자계획을 밝혔던 서랜도스는 투자 분야와 관련, “예능과 시리즈, 다양한 작품들이 한국 관객들과 성장하는 분야다. 창작 시스템에 대한 것, 교육에 관한 것, 카메라 앞과 뒤에 포함되어 있는 모든 분야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넷플릭스가 콘텐트 IP(지적재산권)를 독점해 한국 창작자들에게 추가 보상이 돌아가지 않는 문제에 대해 “(시즌1이 인기를 끌어) 시즌2가 나올 경우 더 크게 보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강동한 한국콘텐츠 총괄 VP도 “시즌2가 나올 때 그 인기를 계산해 시즌2에 보상하고 있다”라며 “IP 관련한 딜을 할 때는 IP가 사용됨으로 인해서 혜택을 받고 있다. 좋은 생태계를 만들어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콘텐츠 제작자들은 넷플릭스로 인해 콘텐츠 생태계가 바뀌었다고 입을 모았다.
‘오징어게임’을 제작한 김지연 퍼스트맨스튜디오 대표는 “‘오징어 게임’이라는 다소 이상한 이야기를 가지고 시리즈를 만들고자 했을 때 넷플릭스가 좋은 파트너가 돼주었다”며 “스토리에 대한 이해와 실험, 도전을 함께 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솔로지옥’을 선보인 김수아 시작컴퍼니 대표는 “예능의 경우 과거에는 보통 매주 한편을 제작하는 환경이었다면, 넷플릭스 작품을 하면서 처음으로 사전제작을 경험했고, 예능 생태계 자체가 바뀌었다”고 했다.
‘지옥’ ‘D.P.’ ‘정이’ 등을 선보인 변승민 클라이맥스스튜디오 대표는 “사실 한국 콘텐츠는 지금 기회이기도 하지만 위기이기도 하다. 특히 수익 분배에 대한 고민이 창작자들에게는 있다”며 “지속가능한 창작 여건을 위해 PPL 등 수익을 배가할 수 있는 고민을 (넷플릭스가) 같이 하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한편 테드 서랜도스는 세계적으로 화두인 ‘게정공유’ 금지정책과 관련해서는 “오늘 특별히 발표할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계정 공유 방식의 변화는 글로벌하게 지속할 예정”이라고만 했다.
통신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망 사용료 납부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 같은 CP(콘텐트사업자)와 ISP(인터넷서비스공급자)가 최대한 고객들에게 좋은 콘텐트를 보여줄 수 있도록 협업해야 한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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