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XX맘이 뒤에서 내 욕을 했다잖아”, “너는 내 시녀노릇 하다 팔로워가 늘어난 주제에 감히!”

자신의 개인 채널에서 일상을 공개하며 물건을 판다. ‘좋아요’를 누르는 팔로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수록 돈과 권력을 갖게 된다. ‘인플루언서’라고 불리지만 대중은 그들을 ‘팔이피플’이라고 폄하한다. 그러면서도 이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평가하며 때로 물건을 산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서로가 서로를 시샘하고, 비열한 방법으로 깎아내리다 못해 추악한 사고까지 저지르는 민낯이 도사리고 있다. 2014년 인플루언서들의 소송전인 ‘판교대첩’은 이같은 현상을 담아낸 대표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배우 박규영은 SNS 세계의 중심인 셀러브리티(유명인)의 삶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셀러브리티’에서 극중 13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인 서아리를 연기했다.

아리는 미국유명대학에 입학했지만 부친의 사업실패로 유학을 포기하고 화장품방문판매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인물이다. 우연한 기회에 인플루언서가 된 친구 오민혜(전효성 분)를 만나 SNS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박규영 자신이 SNS를 통해 발탁된 스타이기에 그는 작품에 거부감없이 녹아들었다. 연세대학교 의류환경학과 재학 중 그가 SNS에 게재한 한 장의 사진이 대학잡지사의 눈에 들어 표지모델로 데뷔했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연예계에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호기심에 촬영한 화보가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명문대 출신이 SNS를 통해 데뷔했다는 점에서 박규영과 아리 사이의 공통점이 존재한다.

“어떻게 보면 저도 SNS 덕분에 데뷔한 셈이죠. 제가 경험한 SNS 세계는 명과 암이 있어서 어느 한쪽이 옳다, 그르다 말하기 어려워요. 제 경우 장점을 살려 제가 출연한 작품을 알리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인플루언서들이 연예인만큼 유명해져 부와 명성을 얻는 현상은 세계적인 붐이다. ‘이산’, ‘마의’ 등을 집필한 김이영 작가의 감각적인 대본과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연출상 수상작 tvN ‘악의 꽃’을 연출한 김철규PD의 세심한 연출력이 더해지면서 ‘셀러브리티’는 넷플릭스 세계 많이 본 TV쇼 2위(6일 플릭스패트롤 기준)에 이름을 올렸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물이 세계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다니, 늘 신기하다고 생각해요. 출연진들이 함께있는 단체 메시지 방에도 순위를 캡처한 사진을 늘 공유하곤 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별 말씀 없으시지만 ‘셀러브리티’를 무한 정주행하고 계세요. 아마 순위상승에 큰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해요.(웃음)”

박규영은 ‘셀러브리티’에서 드라마 연출 거장 김철규PD랑 호흡을 맞추며 다시금 ‘거장의 힘’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PD님이 구상한 그 모든 것이 방송을 통해 확인하니 의도를 알 것 같았다”며 “‘연출자’라는 직업은 존경할 수 밖에없다. 극적으로 표현된 부분들을 보며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새겼다. 괜히 거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과 ‘셀러브리티’에 이어 ‘오징어게임2’ 캐스팅 소식까지 알린 박규영은 이미 ‘글로벌 셀럽’을 예약한 상태다.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유독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들이 사랑받으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넷플릭스의 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좋은 작품에 다양한 캐릭터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해요. 어느 순간부터 SNS에 다채로운 외국어 댓글이나 DM이 전달되는걸 보면서 ‘전세계 수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고 있구나’라는 걸 알게 됐죠.”

박규영은 최근 ‘오징어게임 시즌’ 대본리딩 및 포스터 촬영을 마쳤다. 한국이 제작한 세계적인 IP의 일원이 됐다는 자부심, 책임감에 ‘동공지진’을 일으키며 대본리딩을 했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어떤 리딩이든 현장은 항상 떨렸는데 워낙 하늘 같은 선배들과 함께 하니 계속 동공지진을 일으키며 대본 리딩을 했어요., 아직 영어 공부보다 연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추후 소통을 위해 영어 공부도 시작할 예정입니다. 하하”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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